서울의 집값 상승은 선택지의 축소를 드러낸다

매매와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를 때, 사람들은 무엇을 잃는가

by김선철
저녁의 서울, 좁아지는 주거 선택지.png

1. 오르는 가격과 닫히는 선택


행동경제학의 손실회피는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을 대칭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한다. 얻는 기쁨보다 잃는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을 주택시장에 가져오면, 가격표 뒤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지 보게 된다.


집을 구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매매가격이 부담스러워 전세를 알아보고, 높아진 보증금 때문에 월세를 계산한다. 매달 나갈 돈을 확인한 뒤 다시 매매 매물을 펼친다. 비교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에게 맞는 집의 범위는 좁아진다.


최근 시장을 설명하는 “매매, 전세, 월세의 트리플 강세”는 이런 불안과 맞닿아 있다. 세 가격이 함께 오른다는 진단을 접한 사람은 어느 선택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이때 그의 판단을 재촉하는 것은 기대수익뿐 아니라, 지금의 주거 조건을 유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 불안의 근거를 읽으려면 먼저 서로 다른 숫자들의 경계를 확인해야 한다.


2. 같은 숫자와 다른 시장


공급 감소를 설명하는 자료로 서울시의 입주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가 2025년 3월 공개한 자료에는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이 2025년 4만6,780호, 2026년 2만4,462호로 제시돼 있다. 이 수치는 2024년 12월 기준 전망이다. 사업장 여건에 따라 입주시점과 세대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 입주실적과 구분되는 자료다.


같은 자료에서 서울시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이 숫자는 서울의 모든 주택 유형을 합한 신규 공급량이 아니다. 전국의 공급량도 아니고, 서울의 기존 주택 재고를 포함한 숫자도 아니다. 입주예정물량이라는 이름 안에도 지역, 유형, 시점이라는 조건이 들어 있다.


전문가 A와 전문가 B의 시장 진단을 정리한 자료에는 결혼과 이혼 등에 따른 주거수요와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을 비교하는 설명이 등장한다. 하지만 혼인과 이혼 건수, 새로 형성되는 가구 수, 아파트의 순수요는 각각 다른 항목이다. 두 사람이 한 가구를 이루면 이전에 쓰던 주거공간의 일부가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가구가 분리돼도 새 아파트 외의 주택을 선택할 수 있다.


“트리플 강세” 역시 지역과 주택 유형, 관찰 기간을 정해야 통계로 검증할 수 있는 표현이다. 제시된 입주전망만으로 세 가격의 동반 상승이나 부족한 주택의 규모를 확정할 수는 없다. 숫자의 범위를 구분하고 나면, 주택시장이 어떤 선택의 구조로 움직이는지 살펴볼 차례다.


3. 선택지가 함께 좁아지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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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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