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지식산업센터에 청년의 삶을 들일 때다

좋은 입지의 빈 건물은 왜 청년의 집이 되지 못하는가

by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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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에 닿지 못한 착륙선


1970년 아폴로 13호는 산소탱크 폭발로 달 착륙을 포기했다. 승무원들은 달에 내려가기 위해 만든 착륙선을 비상 거처로 활용하며 귀환을 준비했다. 지상 관제팀은 전력과 물을 아끼고 생명유지장치를 연결하는 절차를 새로 마련해, 착륙선이 맡게 된 역할을 뒷받침했다.


2026년 9월, 미국 시카고 도심에서도 공간의 역할이 바뀌었다. 오래된 사무실 건물에 117가구의 주거공간이 마련됐다. 바카라상과 회의실이 있던 자리에 누군가의 퇴근 이후가 들어온 것이다.


이 장면을 전국의 지식산업센터에 겹쳐 보면 질문이 생긴다. 교통과 일자리가 가까운 곳에 빈 공간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그 공간에 어떤 새로운 역할을 맡길 수 있는가.


2. 사무실에 들어온 저녁


시카고 루프의 웨스트 먼로 스트리트 79번지에 있는 벨웨더 레지던스는 1905년 건립된 렉터 빌딩을 활용한 사업이다. ABC7의 현지 9월 9일 준공 보도에 따르면, 전체 117가구 중 41가구가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으로 공급됐다. 일반 임대주택과 저렴한 임대주택을 함께 배치한 혼합소득 주거시설이다.


개발사 R2의 자료에는 건물 저층부에 학교를 조성했고, 사무공간의 주거 전환을 추진했다고 설명돼 있다. 기존 건물의 구조와 이용 기능을 바탕으로 교육시설과 주거가 함께 자리하도록 구성한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시카고의 ‘라살 스트리트 리이매진드’ 계획에서 처음 준공된 사무실 주거 전환 사례다. 준공 보도에 제시된 총사업비는 6,420만 달러이며, 시의 조세증가분금융(TIF) 지원금은 2,800만 달러다. 시의 재정지원과 주거공급을 결합한 사업이며, 2024년 추진계획에는 전환 주택의 최소 30%를 부담 가능한 주택으로 확보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같은 준공 보도에서 시는 라살 스트리트 일대에 1,700가구 이상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건물의 공실 해소를 넘어, 업무 중심 도심에 주거 기능을 더하는 계획이다. 이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려면 주거를 가능하게 만든 조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입지의 수요를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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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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