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그날 밤

by스크류

정훈은 2주를 기다렸다. 박 상무가 벌어준 시간이었다. 그러나 조사는 일주일 만에 결론을 냈다. 시간을 벌었다는 말이 위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훈은 그제야 알았다. 박 상무가 시간을 벌어주겠다고 했지만, 세관 당국의 감사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온 것이었다. 법인 감사팀이 내부 조사를 병행했고, 정훈의 이메일 기록과 서류 원본이 모두 확보되었다.

화요일 오전 10시, 정훈은 법인의 회의실로 호출되었다. 긴 회의 테이블의 한쪽에 법인 감사팀 이윤정 과장과 법무 담당자가 앉아 있었고, 반대편에 정훈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박 상무는 회의실에 없었다. 이윤정 과장이 서류를 펼치며 읽었다. 표정은 공감과 규정 사이에서 잠시 흔들렸지만, 목소리는 기계적으로 정확했다.

"조 과장님, 조사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조 과장님이 서명한 품질 확인서 두 건은 호치민 세관에 접수된 통관 서류의 핵심 근거 자료로 사용되었습니다. 해당 건의 실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윤정이 자료 한 페이지를 넘겼다.

"수입 주체는 강민석이 운영하는 유통 법인 'MS 트레이딩'입니다. 품목은 소형 모터 컨트롤러 500개와 전력 변환 모듈 3,000개. 이 중 약 70퍼센트는 중국 광둥성의 OEM 공장에서 제조된 비인증 제품이었습니다. 본사 등록 모델 번호가 아닌 '88' 코드가 붙은 이유가 이겁니다. 강민석 측은 이 제품들을 세광전자 라벨로 재포장하여, 한국 원산지 제품으로 신고하고 한-베 FTA 관세 혜택을 적용받았습니다. 단순 브랜드 침해가 아니라, 원산지 위조, 관세 포탈, 상표법 위반의 복합 혐의입니다."

정훈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자신의 서명이 찍힌 서류를 바라보았다.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은 자신의 이름과 직급, 그리고 날짜. 그것이 이제 증거물로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정훈이 서명하던 그날, 이 자리에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정훈이 알았다면 썼을까.

"세광전자 주재원 조정훈 과장이 서명한 확인서를 통해, 마치 세광전자가 공식적으로 품질을 보증하는 것처럼 위장된 것입니다. 유통 과정에서 이 서류는 현지 유통업체들에게 '세광 정품'을 의미하는 증빙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세광전자 본사는 현재 해당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민사 소송 준비에 들어갔고, 강민석에 대해서는 본사 법무팀이 형사 고발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회사의 신뢰와 브랜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입니다."

"저는 그 서류가 그렇게 사용될 줄 몰랐습니다."

정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회의실의 에어컨의 바람이 너무 차게 느껴졌다.

"조 과장님의 의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사 직원의 명의가 외부 업체의 통관 서류에 사용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서류에는 법인 팩스 번호까지 기재되어 있어, 세관이 법인에 직접 확인을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건 개인의 실수를 넘어서 법인 리스크입니다. 베트남 세관은 이미 해당 통관 건을 전면 재조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세광전자 법인은 이후 1년간 '주의 대상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모든 수출입 건에 추가 서류와 추가 시간이 요구됩니다."

정훈은 할 말이 없었다. 이윤정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서명한 두 장의 종이가 이 법인 전체의 통관 속도를 늦추게 된 것이다. 개인의 문제가 조직의 문제가 된 순간에 박 상무가 경고했던 바로 그 선이 지워진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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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온라인 게임인입니다. 어쩌면 당신 옆의 누군가일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게임생활 마인드셋과 자신의 브랜딩 방법에 대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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