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번 선택하신 거잖아요

by스크류

세 번째 연락이 오기 전에, 정훈이 먼저 알게 되었다.

월요일 오전, 법인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온 정훈에게 복합기 위에 팩스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발신인은 호치민 세관 당국이었다. 수입 통관 확인 요청서. 정훈은 팩스를 집어 올렸다. 서류의 하단에 정훈의 이름이 있었다. 서류는 '딱 한 번'이라고 했던 그 서류. 그리고 서류의 중간, 품목 확인란에 한 줄이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었다. "해당 품목의 모델 번호 일부는 세광전자 본사 등록 목록과 불일치함. 확인 요망."

손이 떨렸다. 팩스를 들고 있는 손가락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본사 등록 목록과 불일치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정훈은 이해했다. 세관이 세광전자 본사에 확인을 거쳤다는 것이다. 정훈이 '세광전자 부품'이라고 서명한 그 품목이, 세광전자의 정식 등록 품목에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부품은 무엇인가. 세광의 라벨만 붙인 다른 제품이었다는 뜻이었다. 브랜드 사칭. 혹은 더 넓게는, 원산지 위조와 관세 포탈을 포함한 유통 사기. 그리고 그 서류에 정훈의 이름이 있었다.

서류가 세관에 접수되어 있었다는 것은 단순한 품질 확인서가 아니라, 공식 통관 서류의 일부로 사용되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법인 팩스 번호가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세관이 확인 절차의 일환으로 법인에 직접 팩스를 보낸 것이다. 정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아무도 팩스를 먼저 보지 않았다. 복합기는 사무실 구석에 있었고,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없었다. 정훈은 팩스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빈 회의실로 들어가 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사장님, 세관에서 제 이름이 들어간 서류가 법인으로 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모델 번호가 세광 본사 목록과 불일치한다고 표시돼 있어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목소리가 떨렸다. 정훈은 그것을 숨기려 했지만 숨겨지지 않았다. 민석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흔들림이 없었다.

"아, 그건 형식적인 절차입니다. 모델 번호 불일치는 해외 OEM 공장 등록이 본사 DB에 반영되기 전에 선적돼서 생기는 일이에요. 통관할 때 확인서에 기재된 연락처로 세관에서 확인 팩스를 보내거든요. 아무 문제 아닙니다. 무시하셔도 됩니다."

"무시해도 된다고요? 이게 회사 법인 사무실로 왔단 말입니다!"

"형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현지 쪽에 연결된 사람이 있으니까, 내일까지 정리해드릴게요."

민석의 '내일까지'라는 말은 안심이 아니라 불안의 연장이었다. 정훈은 전화를 끊고 빈 회의실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형광등이 미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에어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그리고 그때,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한국에 있는 어머니 은숙이었다. 정훈은 잠시 망설였다. 어머니의 전화를 지금 받으면 목소리가 흔들릴 게 분명했다. 하지만 받지 않으면 어머니가 더 걱정할 터였다. 정훈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받았다.

"어, 엄마."

"정훈아. 지금 잠시 통화 되니? 바쁘면 짧게 할게."

"괜찮아요. 무슨 일이야?"

어머니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살짝 느렸다. 말 끝마다 숨을 한 번씩 고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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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온라인 게임인입니다. 어쩌면 당신 옆의 누군가일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게임생활 마인드셋과 자신의 브랜딩 방법에 대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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