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보고 있었나

by오순

무심히 창밖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 한 귀퉁이에 고양이 상체가 나타났다. 언덕이 진 2층이라 1층이나 다름없어 창으로 바닥이 보인다. 길고양이가 다니는 길목도 아니고 환한 대낮에 잔뜩 긴장한 야행성인 고양이의 뒤태를 보며 어디로 가려고 겁도 없이 사람들의 시야에 자신을 노출했을까. 그 고양이가 가는 곳을 눈으로 따라가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매가 한 마리 죽어 있다. 길고양이보다 더 놀라서 그 사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내 옆옆자리에 학생도 그곳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바로 앞에 새가 죽어있었는데 알아보지 못하다니 뭘 보고 있었던가 싶다. 눈은 있으나 제대로 보는 것이 맞나 싶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더니 정말 내가 그러고 있었다. 바늘도 아니고 참새도 아니고 커다란 매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다니…….


길고양이가 열심히 매의 사체 위에서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고 있다. 설마 저것을 먹는 것은 아니겠지. 먹는 광경을 본다면 끔찍하겠다 싶었다. 고양이는 배가 고픈 것처럼 홀쭉하고 말라 보인다. 한참을 그렇게 탐색하던 길고양이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다행이다. 사체 먹는 장면이 발생하지 않아서 길고양이에게 고맙기까지 하다. 그렇지 않아도 길고양이에 대한편견들이 많아 길고양이들의 삶이 고달플 것인데 그것을 눈앞에서 인증하면 어쩌나 싶어 잔뜩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어쩌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인종으로서 나도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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