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줄여 홀로 사는 공간을 마련했다. 집안에는 이제 오로지 나만을 위한 것들만 남겨졌다. 혼자 사는 길을 찾아가고자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적막하다. 온 세상에 진짜 혼자 남은 것처럼.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나의 소리마저도 사라졌다. 살아 있는데 고요하다. 물속에 잠긴 것처럼 모든 것들이 고요해졌다. 소리만 제거한 무성영화처럼 세상이 흘러간다.
혼란스럽다. 내가 원한 것은 나만의 공간과 시간이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삶을 원했다. 그런데 나만의 삶을 위한 시공간만 남자 내 밖의 모든 것들이 고요해진 것이다. 그토록 소란스럽고 혼란했던 세상이 너무나 고요해서 믿어지지가 않는다. 세상을 향해 소리쳐 보지만 반응이 없다. 한 거리 두 거리 보이지 않는 막을 치듯 나를 두고 세상은 막을 쳤다. 유리벽 속에 갇힌 듯 자유로우나 즐길 수 없는 자유가 주어진 것이다.
반응해 주는 이 하나 없는 이곳에서 혼자 주고받는 반응은 바위에 던지는 계란이다. 가족들이 내던 소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던 소리들이 사라지니 적응이 되지 않는다. 적막함 속에 갇혔다. 선택이 아닌 추방당한 기분이다. 이렇게 혼자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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