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 만에 찾아온 중고등학교 교정은 낯익은 듯 완전 낯설다. 찾아온 나를 또다시 내쳐버리는 듯 마냥 씁쓸하다. 마음속에는 항상 그때의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와 보니 나는 어딘가로 떠밀려가듯 사라지고 교정만 독자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나와 상관없는 그 교정은 아주 낯선 곳이 되어 있다. 지명과 장소만 같을 뿐 내가 그리던 곳이 아니다. 꿈속에서 항상 무언가 마무리를 짓지 못한 듯 헤매던 그곳이 아니다.
세월이 흘러 나도 변하고 그곳도 변한 것인가. 나는 항상 그때의 나로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곳은 항상 변함없이 그곳에 그대로 있을 줄 알았는데 그곳에는 나와 상관없는 교정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내 마음속에서만 그곳은 변함없이 존재해 있었나 보다. 실망스러운 마음이 찬 바람에 더욱더 출렁대며 나를 밀어내고 있다. 네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듯 거세게 몰아붙이는 바람을 뒤로하고 교정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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