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에서 깨어 있기

깨어있는 삶의 방식 2

by유신유

「푸른 밤하늘에
빛이 비추는 나무 밑둥.
실루엣의 가지와 나뭇잎.
겉은 잠잠하고 어두워 보여도
내 안은 환하게 깨어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밤이었다.

고요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조용할 때

내 안에서는 많은 것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무언가를 해내지도 않고,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내지 않는 시간.


예전의 나는 그런 시간을 불안해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았고

무언가를 해야 내가 살아가는 것 같았다.


생각하고, 계획하고, 움직이고,

끊임없이 다음 것을 찾아갔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멈춰 있는 줄 알았다.

몸은 가만히 있는데 내 안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이 느껴졌다.


평소에는 지나쳤던 감정이 올라오고,

별것 아니라고 넘겼던 마음이 보이고,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내 목소리가 들렸다.

고요해지자 비로소 들리고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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