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다 마지막장
처음에는 사랑을 찾고 싶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많은 것을 들여다봤다.
사람을 만났고
관계를 돌아보았고
기억을 꺼냈고
상처를 들여다봤다.
왜 나는 이렇게 느끼는지,
왜 어떤 말에는 아프고
어떤 순간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하나씩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 대해 쓰게 되었다.
사랑은 무엇일까.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또 뭘까.
처음에는 나도 잘 몰랐다.
그래서 하나씩 적어보았다.
어떤 선택을 하며 말을 하는지.
모순된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너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불안을 어떻게 품는지.
무엇에 몰입하고
무엇을 놓아주는지.
나를 어떻게 인정하고
흔들릴 때 어떻게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지.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니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하나로 이어졌다.
결국 모두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나를 얼마나 믿고 있는가.
내 마음을 얼마나 들여다보고 있는가.
내가 느끼는 것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얼마나 외면하지 않는가.
무엇보다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가운데
두려움도 있었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붙잡았고
버림받고 싶지 않아서 참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내 마음을 뒤로 미뤘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계속 지워가는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어느 순간 사랑하는 대상보다
나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했다.
사랑은 나를 잃는 것이 아니었다.
나를 놓아버리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아프지 않은 척하지 않는다.
내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괜찮은 척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인정한다.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고
넘어져도 나를 일으킨다.
때로는 꽉 쥔 손을 펴고
때로는 꼭 필요한 것을 품는다.
내 안에 있는 모든 모습을 하나씩 만난다.
그것이 내가 배워온 사랑이었다.
이제는 사랑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예전처럼 묻지 않는다.
사랑은 누군가 주는 것만도 아니고
어딘가에서 발견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나를 대하는 순간마다
사랑은 이미 작동하고 있었다.
나를 이해하려는 순간에도.
나를 용서하는 순간에도.
다시 시작하는 순간에도.
무언가를 내려놓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순간에도.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는 순간에도.
사랑은 있었다.
나는 사랑을 찾아 아주 먼 곳까지
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사랑은 한 번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내가 나 자신에게서 너무
멀리 가 있었을 뿐이다.
완벽해져야 사랑받는 것이 아니고
잘해야 사랑받는 것도 아니다.
무언가를 이루었기 때문에
내가 소중한 것도 아니다.
나는 존재하고 있고
느끼고 있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다.
여전히 나는 흔들린다.
모든 것을 알게 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 다시 길을 잃지 않을 자신도 없다.
아마 또 나를 잊는 날이 올 것이다.
또 참을지도 모르고
또 누군가의 시선으로
나를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 다시 돌아오면 된다.
내 안으로, 내 마음으로.
내가 진짜 느끼고 있는 곳으로.
다시 물어볼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가.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하는가.
그 질문을 놓지 않는 한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찾은 사랑은
어떤 특별한 사랑이 아니었다.
삶을 살아가는 아주 작은 순간마다
나를 놓치지 않는 마음이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내 안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 모든 나를 끝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찾아왔다.
마침내 사랑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해서도 아니고
사랑받을 만해서도 아닌
그저 나이기 때문에.
살아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걸어왔기 때문에.
나는 사랑이다.
나의 자리에서 이미 사랑이다.
그 사실을 잊고 살아왔다면
이제 천천히 돌아보기를.
내 안에 이미 있는 것들을.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버티고 웃고 울고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을.
오랜 시간 찾아야 했던 것은
사랑하고 있는 나 자신이었다.
이 글을 연재하는 동안 환경의 변화와 관계의 변화, 그리고 저 자신을 깊이 바라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이 글을 쓰면서 가장 힘이 났던 것은 공감해 주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셨는데, 아버지는 이틀에 한번 투석을 하고 계시고 먹고 싶은 것 드시며 잘 지내고 계십니다. 또 한고비 넘어가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혼자일 거라 생각한 순간에도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주신 건 작가님과 독자님이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사랑이다>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응원의 말씀, 묵묵히 함께 해주신 구독자님 덕분에 한걸음 한걸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부터 <깨어있는 삶의 방식> 온라인카지노북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