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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RUSH 2

by당신들의 학교

#사례4. 드라마 대사에 RUSH


2025년 5월 2일.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하는 국가 공영방송 KBS가 자사 드라마‘여왕의 집’에서 ‘국공립유치원 비하’ 대사를 넣었다는 항의를 받자,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디 무서워서
교사에 대해 입이라도
열겠습니까.



공적인 발언도 아니고, 신뢰성이 있는 발언도 아닌,


허구의 인물이 허구의 상황에서 한 말에 수백명이 몰려가서 항의하고 그들을 대표하는 노조는 성명까지 내었습니다.


이것은 품격의 문제입니다.


제가 이 사건을 어이없게 바라보는 저변에는 '실제로 공교육이 무능하다'는 나름의 팩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막연한 편견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데이터와 시장의 지표가 증명하는 사실입니다.


이미 지난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실시한 대규모 조사에서 고교생들은 수업의 열의, 교과 전문성, 입시 변화 반영도, 심지어 학생에 대한 이해도 등 교육의 모든 부문에서 학교 교사보다 학원 강사에게 확연히 높은 점수를 주었지요.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 같습니다.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교육비 총액과 바늘구멍이라 불리는 사립학교의 높은 입학 경쟁률은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어디에서 교육적 효용을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관적인 성적표지요.


성적 향상이라는 단일 목표를 위해 무한 경쟁하는 사교육 시장에 비해, 경쟁이 희박하고 평가도 거의 없다시피하는 공교육은 공급자 중심으로 안주해 왔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소비자의 외면과 '공교육 무능론'이지요.


이렇듯 참담한 성적표를 쥐고 있는 공교육계가 취한 선택은 (놀랍게도) 실력 증명이 아닌 '문학적 표현의 검열'이었습니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극적 전개를 위해 던진 대사 한 줄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당당한 전문가 집단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취약함과 무능함을 들켜 부끄럽다며 소리를 지르는 방어기제에 가깝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은연중에 사립보다 아래로 취급받아왔다고 느끼는 공교육 현장의 억하심정과 프레임에 대한 공포가 '집단 항의'라는 기형적인 형태로 폭발한 것이 아닐까요?


​진짜 권위와 품격은 외부의 사소한 조롱이나 도발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에서 나옵니다.


픽션 속 대사 한 줄을 검열하려 드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그만큼 취약한 상태임을 만천하에 자인하는 꼴입니다.


​이러한 과잉 대응은 결국 '셀프 낙인'의 역설로 돌아올텐데요.


대중은 드라마를 보며 국공립의 안전 시스템을 의심하기보다, 드라마에 죽자 사자 덤벼드는 교사 단체를 보며 공교육의 옹졸함을 먼저 읽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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