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구분하는 일과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
보이는 세계와 끝내 도달하지 못한 것들에 관하여 생각을 하고는 한다.
빛이 이름을 내려놓을 때 조용히 닿게 된다.
붉음이 불꽃을 버린 자리 푸름이 물결을 잊은 자리.
어느 정물화의 프레임이 무너지면 흘러나오는 고요가 있다.
입술에 담기지 않는 온도와 눈동자에
담기지 않는 파장 세계의 경계선이 가장 부드럽게 번지는 무렵
그곳엔 아무런 색도 없어 모든 색이 비어 있고 모든 색이 모여 있다.
이름을 부르기 직전,
숨을 멈추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그 찰나의 침묵처럼
아직 어떤 빛도 시작되지 않은 그 투명한 깊이 속에서 선을 넘어선다.
색의 바깥, 그곳에서 진짜 얼굴을 마주한다.
도시는 저마다의 색으로 침묵하고 있었다. 일상은 다를 것이 없었고, 숫자를 다르게 바꾸며 흘러갈 뿐이었다.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날씨뿐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