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과 씁쓸함 사이에 깊어진 시간
뜨거웠던 여름의 뼈가 가만히 안으로 삭아 내릴 때, 세상은 깊고 묵직한 한 줌의 결을 얻는다.
요란한 소란이 걷힌 자리에 오래 달인 찻잔처럼 고여 있는 너그러운 온기. 달콤함과 씁쓸함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두 개의 심장이 단단하게 맞물려 빚어낸 눈부시게 어두운 그늘.
지나온 계절의 모든 바람이 스스로를 껴안고 다독인 끝에 비로소 다다른 곳. 거기는 닳고 닳은 마음마저 다정하게 받아 안는 가장 오래된 흙의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다.
색에는 시간이 스며든다.
막 칠해진 벽의 색은 아직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 만져진 나무의 색에는 수많은 손의 온도가 남아 있다. 초콜릿 브라운은 그런 색이다. 처음부터 달콤했던 색이 아니라, 오래 견디고 오래 머물러 마침내 깊어진 색.
짙은 갈색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따뜻한 것들이 떠오른다. 볕이 오래 머문 나무의 표면, 비가 그친 뒤 젖은 흙, 오래된 바카라의 바카라 등, 겨울 저녁 창가에 놓인 머그잔. 그리고 천천히 녹아내리는 초콜릿 한 조각.
하지만 초콜릿 브라운의 단맛은 단순하지 않다.
혀끝에 닿는 순간의 단맛보다 조금 늦게 찾아오는 씁쓸함. 달콤함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묵직한 잔향. 그래서 이 색은 어린 날의 색이라기보다 시간을 통과한 사람의 색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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