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명세서 아래 칸에 조용히 적힌 숫자, 5월이면 날아오는 안내문, 집을 팔고 나서야 알게 된 양도세. 나는 오랫동안 세금을 '떼이는 돈'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 그저 견뎌야 하는 계절 같은 것. 비가 오면 우산을 쓰듯, 세금이 오면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면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았다. 세금은 모르는 사람에게만 무섭다는 것을. 알고 나면 세금은 규칙이 되고, 규칙은 길이 된다. 길을 아는 사람은 같은 비를 맞아도 덜 젖는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의 십계명을 적어 보기로 했다. 거창한 법조문이 아니라, 평범한 살림살이를 지키기 위한 열 가지 다짐이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약속이었다.
세금의 십계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은 돈을 아끼는 요령이기 전에, 내 삶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약속이다. 번 만큼 드러내고, 쓴 만큼 기록하고, 받을 것은 당당히 받겠다는 다짐. 그 단순한 원칙을 지키는 사람에게 세금은 더 이상 공포가 아니다.
1. 기한을 지켜라.
세금에서 가장 비싼 것은 게으름이다. 종합소득세는 5월, 부가가치세는 1월과 7월. 하루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세가 붙는다. 몰라서 늦는 것도, 바빠서 늦는 것도 세법은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 하나 그려두는 일이 가장 확실한 절세다. 기한을 지키는 사람은 세금 앞에서 쫓기지 않고, 스스로 걸어간다.
2. 증빙을 남겨라.
영수증은 종이가 아니라 돈이다.
실제로 쓴 비용이라도 증명하지 못하면 없던 일이 된다. 지갑 속에서 구겨져 버려진 영수증 한 장이 나중에는 아쉬운 숫자로 돌아온다. 세상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을 믿는다. 요즘은 현금영수증과 카드 내역이 자동으로 남으니, 습관처럼 번호를 등록해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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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