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수용]

그래.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by세실리아




살다보면

금상첨화의 날들도 있지만,

느낌 상,

설상가상의 날들이 더 잦은 듯 하다.


작년, 큰 감기 한 번 안걸렸던 아이는

올해들어

잦은 병치레로 연이어 병원을 드나든다.

그러더니

얼마 전, 외장하드 불량으로

소장한

모든 사진과 자료를 날릴 뻔한 사건이 이어지고,

급기야

지난 주말, 냉장고가 고장나는 일이 벌어졌다.


하아...

너무 어이가 없어

털썩 주저앉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러다

동생이 선물해 준 바카라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평소 애정하던 이왈종 화백이

그림과 함께 글을 담아

바카라을 내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 바카라 꼭 한번 읽어보자 지나가는 말로 했건만,

동생은 또 그렇게 나의 말을 그냥 흘리지 않았다.

(고맙고 소중한 선물)


아끼고 아끼며,

편안히 여유있게 차 한 잔과 함께 읽으려

고이 꽂아두었던 바카라이었건만,

편안히 여유있게를 찾지 못했던 그동안

한참을 바카라장에 꽂혀있었다.


그리고 편안히 여유있게 앉아있는 날이 아닌,

어이없고, 황망한 어느 날

철퍼덕 주저앉아 바카라을 꺼내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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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무게가

내일은 가벼워질 수도 있다.

혹은 여전히 그대로일 수도 있다.

삶은 예고 없이 변하고

예고 없이 멈추고

예고 없이 태어난다.


둘 중 어느 쪽이라도

삶은 계속 흘러간다.

흐름에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출처: 이왈종,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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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필사 바카라으로 삼기로 마음먹어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것이 인생이지.

흐름에 이유를 붙일 필요 없다잖아.

오늘의 무게를 견디며 바카라장을 덮고

다시 정리를 위해 냉장고로 향해본다.




#마음서당 #세심정 #낭독 #필사 #이왈종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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