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클럽이요? 지수랑요? 제가요?”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이연이는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다.
“저 뭐 그렇게 거창한 걸 하려는 건 아니에요. 도서관에 어차피 매일 오니까 한 장 쓰고, 간식받고. 그게 다잖아요. 웬 동아리예요. 전 자유롭고 싶어요.”
“하던 대로 하면 돼. 너 말고도 같이 글씨 쓰는 사람이 몇 명 더 생기는 것뿐이야. 뭘 그렇게 정색해. 누가 너 잡아먹니?”
“전 지수랑 하나도 안 친해요. 시험 못 봤다고 우는 애랑 제가 어떻게 같이 있어요.”
“누가 같이 놀래? 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그럼 이제 도서관 와서도 글씨는 안 쓴다는 거네? 오케이 접수!”
“아니, 그게 아니라요. 아 진짜…”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가끔 한 번만 모이면 돼. 맛있는 것도 먹고, 서로 좋아하는 문장도 써 보고. 그리고 말이야.”
일부러 잠시 뜸을 들였다.
“이 프로젝트, 사실 너 때문에 시작된 거야.”
“네?”
“네 글씨가 너무 쓰러져 가길래 차마 못 본 거지. 겨우 사람 글씨 만들어 놨더니 이제 배신하려고?”
이연이가 피식 웃었다.
“아, 진짜…. 같이 뭐 하는 건 싫은데.”
“알았어. 일단은 하던 대로 해. 대신 몇 명은 더 데려올 생각이니까 마음의 준비만 하고 있어.”
“전 안 간다니까요.”
“음. 그래? 정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너 빠지고 할게”
“네?”
“대신, 나중에 재밌어 보인다고 끼워달라지 마라?”
“에이..”
결국 이연이는 끝까지 못 하겠다고 투덜댔지만, 이상하게도 아주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결국 올 거다. 나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그때였다.
“선생님! 저희 왔어요!”
복도 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연이와 희서가 문을 활짝 열고 뛰어 들어왔다.
반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두 아이는 언제부터인지 점심시간만 되면 늘 함께 찾아왔다.
“선생님, 오늘 새 바카라 들어왔어요?”
“이벤트도 할 거죠?”
나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왔다.'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음 섭외 대상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