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다른 얼굴을 써보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쓰고 있는 이 가면을 조금 더 과장되게, 조금 더 당당하게 내보이고 싶다.
“나, 이런 글도 쓸 수 있어.”
어딘가 익숙한 듯 낯선 말투로, 나도 모르게 외쳐본다.
익숙한 문장 구조를 비틀고, 감정선을 일부러 어긋나게 만든다.
내가 아닌 나의 얼굴로, 나를 흉내 낸다.
사실 나는 매일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말수가 적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괜찮다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다닌다.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이 짧은 문장은 내 가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닳은 종류다.
익숙해서 더 이상 의식하지도 못한 채, 무심하게 꺼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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