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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면 꼭 한 번씩 지우고 싶은 문장이 생긴다.
처음에는 제법 괜찮다고 생각했던 문장인데 다음 날 다시 읽어보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너무 힘이 들어가 있거나, 괜히 아는 척을 하고 있거나, 그때의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정확하게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결국 커서를 문장 끝에 가져다 놓고 처음부터 다시 쓴다.
신기한 것은 다시 쓴다고 해서 처음과 완전히 다른 문장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단어를 고르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결국 비슷한 곳에 도착한다. 다만 전보다 조금 덜 꾸미고, 조금 덜 설명하게 된다. 처음에는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문장을 지우고 나면 오히려 하고 싶었던 말이 선명해지기도 한다.
가끔은 글 말고 다른 것도 다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지나간 대화를 다시 쓸 수 있다면 그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차린 마음도 조금 일찍 꺼내놓았을 것 같다. 괜찮은 척했던 날에는 그냥 괜찮지 않았다고 말하고, 별것 아닌 일에 서운했던 날에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지나간 시간을 다시 고쳐 쓸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새로운 문장을 쓸 때 조금 신중해진다. 한 번 쓰고 끝나는 말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다고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는 않는다.
틀린 문장이 생기면 다음 문장에서 조금 다르게 써보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하루가 있었다면 다음 날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면 된다.
어쩌면 다시 쓰기란 처음부터 잘 쓰는 능력이 아니라, 내가 쓴 문장을 다시 들여다볼 줄 아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일 다시 써보면 된다.
이번에는 조금 더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