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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이라는 말을 들으면 공연장에서 한 번쯤 들어본 익숙한 소리가 떠오른다. 마이크와 스피커 사이를 오가던 소리가 어느 순간 가느다랗고 길게 울려 퍼지는 것. 조금 놀라 귀를 막게 되지만, 지나고 나면 그 소리도 공연의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하울링이라는 말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려온 울음에 다른 누군가가 화답하듯 목소리를 내는 것.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어도 소리만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사람 사이에도 그런 순간이 있다.
특별한 용건 없이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괜히 연락처를 한참 들여다보기도 한다. 오래된 사진을 꺼내 보다가 그때 함께 웃었던 사람이 생각나고, 그 사람이 좋아했던 노래를 우연히 듣고 잠시 걸음을 늦추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도 가끔 하울링을 하는 것인지 모른다.
크게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문득 누군가에게 닿고 싶은 날. 잘 지내고 있느냐고 묻고 싶고, 나도 별일 없이 지내고 있다고 알려주고 싶은 날.
그럴 때는 굳이 특별한 말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잘 지내?
나도 잘 지내.
그 정도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으니까.
멀리 있는 소리가 아주 오래 돌아 다시 내게 닿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때로는 조금 늦게 서로에게 닿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하울링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쓸쓸하기보다는 조금 따뜻해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마음을 놓이게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