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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먼저 손을 내미는 것 보다 내밀어주는 손을 잡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나마도 어린 시절에는 내밀어준 손이라도 덥썩 잡았다면 이제 나이를 먹을 수록 누군가 손을 내밀어도 선뜻 잡기가 망설여진다. 모든 인간관계에 조심스러워지는 까닭이다. 섣불리 또 하나의 인간 관계를 만들어 꾸준히 이어갈 자신이 없을 바에는 차라리 혼자인 쪽을 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굳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교집합만 적절히 나눌 수 있는 온라인에서의 관계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 신기한 것은 더 스쳐 지나가기 쉬운 광활한 세계임에도 귀신같이 나의 취향과 나의 마음을 닮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나의 색과 취향, 결을 지니는 일이 우선임을 느낀다. 같은 꽃과 나무들 속에서도 미묘하게 다른 색과 모양을 지닌 것이 눈에 띄기 쉽듯, 누구와도 구분되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나와 같은 결을 지닌 귀한 사람이 나를 알아차릴 수 있을 테니까.
나를 알아차려 주는 사람.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 서로가 서로를 마음껏 간택하고 간택당할 수 있는 관계.
그런 소울메이트들을 만난다면,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 수 있기를. 나에게 내민 손을 거부하지 않고 꽉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