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 속에 넣은 말

by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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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면 괄호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굳이 없어도 문장은 완성된다. 하지만 조금 더 설명하고 싶을 때, 혹은 본문에 넣기에는 어딘가 머쓱한 말을 덧붙이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괄호를 연다.


이상하게도 괄호 안에는 본문보다 솔직한 말들이 들어간다.


‘사실은.’


‘조금은.’


‘생각보다.’


문장만 읽으면 단정해 보이는데, 괄호 하나가 생기면 그 사람의 망설임이 보인다. 확신 뒤에 숨겨둔 주저함, 태연한 척 넘기려던 마음이 괄호 안에서 조용히 얼굴을 내민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람도 그렇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괄호를 열고 살아간다.


“괜찮아요.”


(사실은 조금 속상했어요.)


“천천히 해.”


(조금은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아무 생각 없어.”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말하지 않는 것뿐인데.)


입 밖으로 나온 말보다 끝내 말하지 않은 문장이 더 길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괄호 속의 말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 말하지 못했다고 해서 거짓은 아니니까.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거나,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잠시 접어둔 마음일 때가 더 많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평생 괄호를 지우며 사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크기의 괄호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언젠가 정말 편안한 사람을 만났을 때는, 괄호를 열지 않아도 되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괄호 속의 말까지도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사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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