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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금속이 끝없이 이어지는 철로. 손 끝만 닿아도 금새 빨려들어 갈 것만 같은 행성의 고리. 모두 그 관성의 움직임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은 궤도의 이미지들이다. 떠오르는 이미지들, 그리고 실제로 육안으로 확인되는 궤도라는 이름의 것들은 그 무게감과 밀도가 상당하다. 단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많은 시간과 반복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지닌 힘이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궤도를 수정하는 일은 어떨까. 일단은 큰 마음의 결심이 필요할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좋은 것, 가장 최선이라 믿는 그 길을 수정해야 한다고 마음먹게 되는 상황 자체도 결코 가볍고 일시적인 상황은 아닐 터이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어두운 미래를 직감하면서도 지금의 궤도를 수정하거나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크나큰 시련의 시작점이 될 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변화하기 마련이고, 그 변화라는 것은 내가 모두 예측할 수 없는 범위의 것들이니까.
결국 우리는 우리 삶의 궤도를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조금 유연하게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 나는 이 궤도를 이탈할 수도 있다는 걸. 궤도의 방향키를 저 어딘가 다른 쪽으로 온 힘을 다해 꺾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그런 유연함과 용기가, 어쩌면 나와 우리의 삶을 휘청이다 꺾이지 않고,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