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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그 계절과 함께 소환되는 음식이나 먹거리들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그 구분이 꽤 뚜렷하게 나타난다. 계절의 기후에 영향을 받은 제철 식재료들, 그리고 그 식재료들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들은 꼭 그 계절에 먹어주어야 가장 맛있게 느껴지니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 계절을 맛으로 즐기는 기쁨은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누릴 수 없다. 꽤 많은 시간과 부지런함, 의지의 품을 들여야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수박의 배를 통통 두드려가며 심각한 표정으로 이것이 좋겠다, 고르는 신중함의 시간. 미역을 물에 불리고 오이를 가지런히 채썰어 얼음을 동동 띄워 먹는 살얼음 오이 냉국의 맛. 국가의 중대한 날도 아닌데, 초복, 중복, 말복만 되면 그 날의 뉴스, 라디오, 방송마다 복날에는 기력을 돋우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복날을 챙기는 우리 민족. 콧등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히면서도 보글보글 끓는 삼계탕과 한 판 승부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부지런히, 열심히 그 계절의 맛을 찾아다니고 챙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는 참 귀엽고 기특하다.
내 삶을 그저 흘러가는대로 두지 않고, 내가 찾을 수 있는 이 순간의 가장 원초적인 행복을 챙기는 것.
그것이 삶에서 가장 최우선이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 삶의 바탕을 공고히하는 일의 첫걸음이 아닐까, 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으로 나의 몸과 마음을 챙기는 일.
제철의 맛을 찾아 즐기는 것은, 내 삶을 건강히 채워나가겠다는 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