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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을 좋아하고, 마음에 품는데에 있어 누구나 한 두가지 쯤은 자기만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개방감을 주는 높은 층고라던지, 넓지 않아도 정돈된 분위기라던지. 나에게도 몇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큰 통창으로 바깥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통창 너머로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곳이라면 일단 나의 애정하는 공간이 될 조건을 절반 이상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런 기준을 품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 해 본다. 그것은 아마도 어떤 공간을 방문할 때 거의 혼자인 나는 누군가에게 시선을 두거나 마주앉아 있기보다는 홀로 창 너머의 풍경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제법 설득력 있는 결론을 내렸다. 나와 눈을 맞추며 그 곳에 머무르는 동안 나의 소리없는 말 벗이 되어주는 대상. 그것이 바로 창 밖의 풍경이었던 것이다.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한다. 내가 만약 유체이탈을 해서 내 몸에서 스르르 빠져 나와 나를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나는 어떤 시선으로 주변을 응시하고 있을까, 하고.
창 밖 너머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의 모습은 아마도 그 날의 내 마음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있겠지. 창 밖의 날씨와 계절과 분위기, 공기의 온도가 매일 달라지듯이.
조그만 바람이 있다면, 부디 창 밖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의 모습이 그리 쓸쓸해 보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기운없고 고단한 모습일지언정, 부디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는 않기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나만의 시간에 오롯이 집중하며 채워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