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와 텃새 사이에서

by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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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텃새의 차이를 설명해 보라고 하면 누구나 비슷한 답을 할 것이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새와 한곳에 머무는 새. 어릴 적 자연관찰 바카라에서 여러 번 읽었던 내용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그 구분이 꼭 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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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도 저마다의 철새 기질과 텃새 기질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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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새로운 장소를 좋아한다. 낯선 골목을 걷고, 처음 가보는 카페에 들어가고,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누군가는 늘 가던 길과 익숙한 풍경 속에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같은 자리에 같은 물건이 놓여 있고, 늘 마시던 음료를 주문하는 일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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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내가 텃새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었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찾아 나설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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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사람은 철새와 텃새 중 하나로만 살아가지 않는지도 모른다. 몸은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마음은 먼 곳을 향해 날아가고, 반대로 멀리 떠나와서도 계속 돌아갈 자리를 그리워한다. 어쩌면 우리는 두 가지 본능을 모두 품고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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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철새들이 먼 길을 날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히 반갑다. 그리고 사계절 내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텃새를 보아도 왠지 마음이 놓인다. 떠나는 것과 머무르는 것, 둘 중 어느 하나가 더 옳은 삶은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보여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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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운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과 지금의 자리를 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 사이를 오가면서. 아마도 그 답은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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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가 하늘을 건너는 이유도, 텃새가 자리를 지키는 이유도 결국은 살아가기 위해서다. 그러니 때로는 떠나고, 때로는 머무르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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