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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어디론가 떠나려고 했다. 숨이 턱 막히는 주중의 일상으로 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돌보는 것보다 주말이 되면 또 다시 어디론가 향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 집 밖을 나서야 하는 것이 숙명인 것 처럼. 막상 집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할 지 확실히 정하지도 못한 채 이리 저리 헤매이면서도. 정처없이 무작정 거리를 걷더라도 일단은 길을 나서고야 마는. 지독한 역마살을 지닌 사람.
하지만 막상 정처없이 어딘가를 헤매다보면 근원적인 고독감이 밀려온다. 나는 왜 굳이 이렇게 스스로 고독해지는 길을 택하게 되는 걸까.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서도, 태어나 처음 가 보는 낯선 도시에서도. 외로움이 차오를 것을 알면서도 계속 어딘가를 향하는 마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아직은 내가 돌아갈 곳, 이렇게 헤매이고 떠돌다가도 끝내는 내가 다시 가게 될 곳이 있다는 것을 자꾸만 확인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뼛속까지 외로움으로 가득 차더라도, 아직은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나를 맞아주는 곳. 힘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아빠와 엄마가 잘 다녀 왔나, 하고 물어보아 주는 장소.
나에게 '집'이라는 공간이 존재함을 거듭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방랑이, 방황이 아니라 귀환이 될 수 있도록 보듬어주는 공간과 사람들.
그리하여 나의 여행과 모든 방황은 결국 '다시 돌아가기 위함'이었음을.
부디 조금 더 오래 오래, 나의 모든 발걸음이 집으로, 집으로 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돌아갈 수 있는 곳, 맞아주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쭉 존재 해 주었으면 -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