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은, 피하고 싶습니다

by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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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졸이는 일을 즐기지 않는 탓에 극도의 긴장상황은 늘 피하고 싶다. 모두들 스포일러 주의를 외칠 때 스포를 환영하며 승패를 결정짓는 골이 들어갈 때보다, 연장전을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 더 가슴이 철렁하는 사람이 바로 나이다. 가뜩이나 원치 않는 긴장과 걱정으로 가득한 세상살이에서 엄청난 밀도의 긴장으로 가득한 시간이 더 주어진다니. 하나, 둘, 셋, 네엣 에서 끝날 거라 생각했던 필라테스 강사님의 목소리가 다섯, 여섯...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연장전이라는 것이 결정적 순간에 주어지는 하나의 기회와 비슷한 것이 아니겠는가. 비등하게 겨루던 상대와의 승부에서 서로가 지닌 기량을 마지막까지 그러모아 펼칠 수 있도록 주어지는 기회의 시간. 하지만 나는 가끔 (스포츠 경기를 챙겨보거나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경기 속에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얼굴과 표정을 유심히 살피게 된다. 추가로 주어진 이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내야만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표정을. 때로는 울분과, 분노와 긴장이기도 하고 때로는 체념과 서글픔이기도 하고. 그 짧은 시간의 끝에는 극명하게 나뉘는 환희와 아쉬움의 대조되는 감정들을 읽는다.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 최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라지만 과연 그 기회라는 것이 모두에게 희망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더 극적인 기쁨을 맛보게 해 주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더욱 허탈함을 안겨줄 수도 있을테니까.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끔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뿐이다.


나에게 누군가 연장전에 출전하라고 한다면?

괜찮습니다. 저는 연장전은 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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