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김현주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 tvn '100일의 거짓말'이 화제다. 오랜만에 TV에 모습을 비치는 김현주와 진선규의 섬뜩한 악역 변신, 성인배우로 자리잡은 김유정의 연기가 볼거리를 제공하며 90여년 전 식민지 시대의 풍경도 실감나게 되살렸다. 특히 1~2회때 유독 자주 언급되는 장소가 미츠코시 백화점이다.
작품의 배경은 1932년이며 이보다 2년 전인 1930년에 미츠코시 경성점이 문을 열었다. 당시 혼마찌로 불리던 명동 한복판에 터를 잡았으며, 훗날 이 장소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들어서게 된다. 신세계 측에서는 미츠코시 시절까지 백화점 역사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일본인 경영자가 떠나고 껍데기만 남은 건물을 사들여 새롭게 단장한 곳이니 굳이 연관을 지을 이유는 없는 듯하다.
아무튼 미츠코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등장한 백화점인 것만은 사실이며, 유행의 첨단을 걷는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의 집합소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소설에도 미츠코시란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데 이상의 '날개'에서 주인공이 몸을 던지는 장소가 바로 미츠코시 옥상이었다. 또 채만식의 '태평천하'에서 윤직원 영감의 어린 첩은 미츠코시에서 '난찌(런치)'를 사달라고 조른다.
미츠코시 백화점 꼭대기층에는 카페를 겸한 서양식 레스토랑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제대로 된 양식이라기보다는 일본인들이 개량한 화양식이 대부분이었다. 돈까스, 오므라이스, 햄버거 스테이크 등등....수프가 딸려 나오고 밥이나 빵 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오늘날 경양식집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직원 영감은 첩이 원하는 것은 대부분 들어줬으나 칼로 고기를 써는 '난찌'만은 손을 대지 못한다. 1930년대 1인분 가격이 1원 50전 정도였다는데 이는 조선인 일용직 근로자의 일급 50원의 3배에 이르는 고가여서 서민들은 거의 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는 소매치기 아이들한테 "너네 미츠코시 데파토 다녀왔잖아"라는 장면이 나온다. 그시절 백화점을 드나들 정도면 대부분 부유층일거고, 비교하자면 '황금어장서 왜 허탕치고 오냐'는 이야기일거다. 또 진선규가 언급했듯 개점 2년차를 맞은 미츠코시는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며 돈을 벌어들이고 있을 시기일듯. 프루츠 케이크 배달원이 변장한 저격수여서(극중 김현주 전남편 감우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데, 1편에서 등장했듯 파운드케익 종류였을 것이다. (캐주얼한 식사 초대 선물로 대형 3단케익 같은건 좀 에바니까....) 다만 프루츠 케이크라면서 건포도 한점이 안박혀 있다니....비주얼을 보니 협찬받은 빠바 아몬드 케이크 같음.
'100일의 거짓말'이 드라마 소재로 매력적인 이유는 미츠코시로 대표되는 극도의 호화로움, 그리고 불과 지척에서 자행되고 있던 탄압과 비참한 식민지 백성들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