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정석은 '한번에 한상'이라고 한다. 반찬 종류가 유독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한식에도 코스 개념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구한말 조선을 방문한 미국인이 남긴 기록 덕인데, 그는 지방 감영에서 하나씩 나오는 술과 음식을 즐겼다고 한다.
먹는 방식 뿐 아니라 식재료 또한 접목시키기에 따라 새로운 맛이 만들어진 사례는 많다. 멕시코 아즈텍에서 온 초콜릿으로 유럽인들은 화려한 디저트를 만들어냈다. 퓨전음식 시도가 니맛도 내맛도 아니게 될지, 새로운 맛의 영역으로 확대될지는 결국 셰프의 아이디어의 역량에 있는게 아닐까.
주구장창 잡설이 길었는데 오늘의 맛집으로 소개할 곳은 광화문 그랑서울에 자리잡은 '콘피에르 셀렉션'이다. 여기는 본점 콘피에르와 달리 단품 주문이 가능하므로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서울역 본점의 코스요리 역시 가성비 면에서 꽤 훌륭하다.) 첫 메뉴로 서빙된 것은 제주 흑돼지로 만든 떡갈비 테린으로, 네모난 떡갈비에 향긋한 파채를 곁들이고 갈치속젓과 오디 소스가 올라와 있다. 풍미는 다소 묵직한 느낌이다. 요리 자체는 훌륭한데 에피타이저로는 살짝.....? 더 라이트했으면 좋았을 듯 하다.
이날 역시 함께 방문한 배우자의 픽은 푹 고은 사골 육수로 지은 리조또에 한우투쁠, 블랙 트러플 슬라이스가 올라간 호화로운 메뉴였다. 솔직히 말하면 이쪽이 더 깊고 인상적인 맛이라 자꾸 뺏어먹고 싶었던...(쿨럭)
내가 이곳을 방문한건 올해 초인데, 이 메뉴는 지금 다시 검색해보니 사라진 듯....??(혹 아시는 분 있나요?) 해물의 감칠맛이 아주 제대로다. 족진한 바다맛이 빠져들게 하는데 죄송하지만....살짝 물리는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호응이 안좋아 빠진걸수도?
메인 요리인 한우 채끝 스테이크 익히는 정도는 미디엄이다. 곁들인 알리고 소스가 아주 잘 어울린다. 맛은 말모...확실히 좋은 고기를 썼다는 게 느껴졌다.
종합평을 하자면, 셰프님이 여러모로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정도 퀄리티라면 가성비도 매우 훌륭하다. 특별한 날에, 큰 부담 없이 호화로운 한끼를 먹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