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이세벽
생은 띄어쓰기
두 글자가 모여
하나의 의미가 되는 띄어쓰기
생은 띄어쓰기
두 글자가 떨어져
하나의 감동이 되는 띄어쓰기
하지만 맞춤법 검사기가
제공되지 않는 생의 띄어쓰기는
쉽지가 않아
띄어쓰기 잘 못해 받은 상처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자판 위에서 허둥대는 생의 손가락
띄어 쓸 때와 붙여 쓸 때
의미와 감동마저 달라지게 되면
더욱 난감해져
스페이스바와 백스페이스바
사이에서 헤매기 일쑤
잠시 떨어지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
스페이스바를 꾹 누르고 있다가
갑자기 생겨난 거리
서로가 잊힐 만큼 멀어
서둘러 좁히려고
백스페이스바를 누르다
여태 잘 다듬어 놓은 문장까지 지워지면
생 한 조각 잃어버린 것 같아
생은 띄어쓰기
두 글자가 모여
하나의 의미가 되는 띄어쓰기
생은 띄어쓰기
두 글자가 떨어져
하나의 감동이 되는 띄어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