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톡방의 문법

by사부작

처음 문법을 배운 곳은 회사였다.


회사에서는 메일 쓰는 법부터 배웠다.

누구에게 보내야 하는지, 누구를 참조에 넣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로 정중해야 하는지.


문장 하나를 보내기 전에도 한 번 더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정작 더 어려운 문법은 메일이 아니라 단톡방에 있었다.


회사 단톡방과 친구들 단톡방을 헷갈려 상사 이야기를 엉뚱한 곳에 올렸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몇 초의 정적.


그리고 뒤늦은 삭제.


아무리 메일 앞에서는 신중해도, 편하게 보이는 공간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방심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나도 새로운 단톡방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학교 학부모방, 아이 친구 엄마들 모임방.


회사처럼 정해진 규칙도 없었고, 선생님께 보내는 메일처럼 갖춰야 할 형식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들 알고 있는 규칙이 있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어기면 어딘가 어색해지는 규칙.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프로필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룹마다 프로필 사진을 다르게 해두었다.


한쪽에는 다정하고 밝은 사진을, 다른 쪽에는 조금 더 무심한 사진을 걸어두기도 했다.


그러다 설정이 엇갈려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사람이 그 차이를 보게 되는 일도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신기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관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회사에서의 나와 친구들 앞의 내가 다르고, 가족과 낯선 사람 앞의 말투가 다른 것처럼.


다만 단톡방에서는 그 차이가 아주 작은 이미지 하나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모티콘도 그랬다.


요즘 이모티콘에는 말투가 들어 있다.


반말이 섞여 있기도 하고, 지나치게 친근한 표현이 들어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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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를 못하는 한국 엄마. 파리에서 전시합니다. 아이와 함께 만들었던 그림바카라을 시작으로 파리에서 아트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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