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메일 쓰기
회사에서는 이해관계를 읽었다. 상대의 문장 뒤에 숨은 의도를 읽어내고, 내 의도도 문장 뒤에 숨길 줄 알아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전혀 다른 종류의 관계였다.
선생님께 첫 메일을 쓰던 날, 나는 문장 하나를 오래 지웠다 썼다. 친구에게라면, 혹은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에게라면 아무렇게나 털어놓았을 말도, 이 앞에서는 한 번 더 다듬어야 했다. 이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사람은 내 아이를 맡아줄 사람이었다. 그건 이해관계라기보다는 외교관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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