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백은 손목에 끈을 걸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이다. 다양한 형태의 가방이 나타나기 시작한 1900년대 초반쯤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여성용 액세서리로 개발되었으며, 행사나 파티에 참석할 때 화장품이나 지갑 같은 작은 소지품을 담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성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클러치백의 기원은 조금 애매하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비슷한 물건은 어린 시절의 신발주머니다. 국민학교를 다닐 때는 실내화를 넣어 다녔고, 어떤 사람들은 그 안에 다른 물건들을 담아 다니기도 했다. 이후 군대에서는 세면백을 지급받았다. 수건과 칫솔, 면도기 등을 담아 세면장으로 들고 다니던 가방이다.
그리고 1993년쯤 내가 근무하던 브랜드에서 남성용 클러치백을 디자인해 출시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상당히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런 가방을 손에 들고 다니는 남성은 세련된 이미지보다는 왠지 좀스럽고 양아치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클러치백을 들고 다니는 남자들이 있다. 그것도 비싼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것으로 ……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작은 남성 클러치백은 이제 촌스러움의 상징이 되었다. 요즘은 카드 한 장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의 일이 해결된다. 스마트폰이 무겁다면 그냥 손에 들고 다니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다.
굳이 손에 드는 가방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A4 크기 이상의 토트백이나 도큐먼트백이 낫다. 물론 그것도 전체 스타일과 완벽하게 어울려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냥 클러치백은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