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괴아심 '無愧我心'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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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본적이 있을 것 같다.


젊은 날엔 그 답이 높은 직급, 널찍한 아파트, 혹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취에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흔을 훌쩍 넘긴 시점에서 다시금 되새겨보니, 많이 가졌다고 해서 잘 산 것이라 말 할 수 없을테고,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성공했다 말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사람은 결국 어떻게 살아왔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가로 기억된다'라는 글귀가 기억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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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괴아심(無愧我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의 본질임을 깨닫는다.


'없을 무(無)', '부끄러울 괴(愧)', '나 아(我)', '마음 심(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좌우명처럼 품었던 말이다.


남에게 떳떳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의 내면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것.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양심을 기준으로 삼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남의 눈'이 아닌 '내 눈' 앞에 당당한가!

우리는 평생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혀 산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 나이쯤 되면 이 정도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이 보이지 않는 기준에 맞추려 애쓰다 보면, 정작 내 안의 목소리는 소음 속에 묻혀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다.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타인의 박수 소리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있는 방 안에서 거울 속의 나와 눈을 맞췄을 때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모르는 나의 비겁함, 남들은 모르는 나의 게으름, 남들은 모르는 나의 작은 거짓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깊은 잠에 들 수 있다.



'성공'보다 '정직한 과정'을 사랑하자

결과가 모든 것을 증명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결과는 나의 통제 밖의 영역일 때가 많다. 열심히 노력해도 운이 따르지 않을 수 있고, 최선을 다해도 실패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만약 인생의 가치를 오직 '성공'이라는 결과에만 둔다면, 우리의 삶은 늘 불안과 불만족의 연속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가치의 무게를 '과정'에 두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록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타인을 짓밟지 않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 인생은 이미 성공한 것일 수 있다.


결과는 세상의 몫이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과정은 오롯이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평온함'이란 최고의 사치를 누릴 줄 아는가?

인생의 후반부로 갈수록 느끼는 최고의 사치는 비싼 물건이 아니라 '마음의 평온'이다.

마음이 소란스러운 이유는 대개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무괴아심'이란 삶의 태도는 이 지점에서 우리 삶에 꽤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오늘을 산다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부끄러운 기억을 유산으로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과도 같다.


오늘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누군가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지킨 작은 원칙,

그리고 실수했을 때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용기들.


이처럼 사소한 '무괴아심'의 순간들이 쌓이면 평온이 영혼의 숲을 이룬다.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그 숲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맞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엄격한 심판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남들은 잘 모를수도 있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의 허점은 가려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숫자가 나쁘면 과정의 성실함도 묻힐 수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이라는 심판은 다 안다.


이것들이 결과에는 남지 않을지 몰라도 내 기억속엔 남게 된다.

그리고 하나 둘 쌓여 간다.


오랜기간 켭켭이 쌓인 '유괴아심(有愧我心)'은 결국 스스로의 자존감을 좀 먹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성장한다.


반면 '무괴아심(無愧我心)'을 켭켭이 쌓아온 사람은 결과와 무관하게 단단하다.

실패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해도 쉽게 오만해지지 않는다. 결과가 과정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괴아심은 나를 결과의 노예가 아니라 과정의 주인으로 세워주는 태도다.



퇴근길 지하철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오늘 나는, 내 마음 앞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았는가.'

그 결과는 내일, 아니 꽤 먼 미래에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질문의 답은 지금 이 순간, 나만이 알고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

-논어(論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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