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뒤에도 아삭한 배

10월 제철 신고배 특징과 아삭함 오래가는 배 보관법

by농부아내


박스째 과일을 사면 다 먹기도 전에 상해서 버리는 일이 생기곤 한다.

가을이 제철인 배는 9월부터 만나볼 수 있지만, 품종마다 수확 시기가 다르다. 9월에는 원황이나 황금배를, 10월에는 신고배를 맛볼 수 있다. 물론 지역과 재배 환경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신고배는 마트나 과일가게에서 흔히 만나는 배다. '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맛과 모양도 대부분 신고배가 아닐까 싶다. 추석 때마다 차례상에 올랐다가 식구들과 나눠 먹던 배여서 그런지, 지금은 너무 익숙해진 과일이지만 문득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신고배는 한 개에 500g이 넘을 만큼 큼직한 과실이 많다. 늦게 익는 만생종으로, 주로 9월 중, 하순부터 수확해 10월에 많이 만날 수 있다.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품종이다. 추석 무렵 수확 시기가 맞물리기도 하고, 큼직한 배를 상자에 담으면 풍성해 보이는 장점도 있다. 선물로 받은 배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때,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내 주먹보다 큰 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신고배는 껍질이 매끈하고 밝은 황갈색을 띠고 있었다. 선물 상자에 담겨 온 배라 그런지 상처 없이 먹음직스러운 녀석들이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 반으로 자르려는데 크기가 워낙 커서 쉽지 않았다. 칼이 한 번에 쑥 들어가지 않을 만큼 단단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아삭아삭하다. 배 하면 떠오르는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풍부한 과즙이다. 아삭하게 씹을수록 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익숙한 맛인데도 먹을 때마다 시원하고 달콤하다.



신고배는 저장성이 좋은 품종이지만, 가정에서도 오랫동안 아삭하게 먹으려면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상처가 나거나 지나치게 익은 배는 먼저 먹고, 상태가 좋은 배는 하나씩 포장해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선물 상자에 든 배는 개수가 많지 않아 보여도 하나가 워낙 크다. 네 식구가 아침 과일로 먹으려 해도 배 하나면 충분했다. 며칠 안에 다 먹기는 어려울 것 같아 냉장고에 넣기로 했다.


먼저 배를 씻지 않은 상태로 키친타월에 하나씩 감싸고 비닐에 넣었다. 포장 상자에 들어 있던 망도 버리지 않고 아래에 다시 받쳤다. 냉장고 야채칸에 배를 차곡차곡 넣어두면서 서로 부딪혀 멍이 들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렇게 하나씩 꺼내 먹다 보니 마지막 배는 냉장고에 넣은 지 열흘이 지나서야 꺼내게 됐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아삭하고 시원달콤한 맛이 그대로였다. 열흘이나 지났는데 처음 먹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식감에 조금 놀랐다. 이렇게 보관하면 두 달도 거뜬하다고 한다. 하지만 중간중간 상태를 확인하며 꺼내 먹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열흘 동안 맛있게 먹었으니 딱 적당한 기간 보관하고 먹었던 것 같다. 역시 과일은 제대로 보관해야 마지막 한 개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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