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시금치 파종시기와 방법
10월엔 월동이 가능한 작물을 파종하기 좋은 계절이다. 키우기 수월한 월동시금치도 그 중 하나다. 월동시금치의 파종시기는 지역과 품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9월 말~10월 중순 사이에 심으면 무난하게 싹을 틔울 수 있다.
월동시금치는 흩뿌림, 점뿌림, 줄뿌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심을 수 있다. 텃밭의 상황과 재배 목적에 따라 파종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흩뿌림은 밭을 고르게 정리한 뒤 씨앗을 골고루 흩어 뿌리고, 흙을 얇게 덮은 다음 물을 충분히 주는 방법이다. 따로 골을 만들 필요가 없어 간편하지만, 잡초와 시금치가 함께 자라기 때문에 관리가 번거로울 수 있다. 자라는 상태를 보며 솎아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점뿌림은 약 30cm의 줄 간격, 약 15cm의 포기 간격으로 두고 한 구멍에 씨앗 2~3개를 심는다. 싹이 올라오면 자람새를 살펴 튼튼한 포기를 남긴다. 줄뿌림은 약 30cm 간격으로 얕은 골을 만들고 씨앗을 1~2cm 간격으로 뿌리는 방법이다. 흙을 얇게 덮어 물을 주고, 싹이 올라오면 생육 상태에 맞춰 솎아준다. 어린잎을 수확할지, 크게 키워 수확할지에 따라 최종 포기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씨앗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파종 후 싹이 올라올 때까지 흙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유지해 준다.
2026년 월동시금치 재배일지
- 10월 1일 파종
텃밭 크기가 줄어도 내가 포기할 수 없는 작물이 있다. 바로 월동시금치다. 찬바람을 견뎌낸 뒤 단맛이 바짝 오른 시금치의 맛을 알고 난 후로는 매년 잊지 않고 파종하고 있다. 올해는 욕심을 내서 꽤 많은 양을 심었다.
월동시금치 씨앗은 동글동글하지 않고 각이 져 있다. 뾰족한 모양을 한 것도 있다. 작은 한 알의 씨앗을 보며 찬바람을 견뎌낸 시금치의 단맛부터 떠올리는 걸 보면, 내가 얼마나 푹 빠져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예전엔 쪽집게로 씨앗을 하나씩 집어 심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냉장고에 농부님이 어딘가에서 받아온 시금치 씨앗이 많다. 가진 게 많아서 그런지 마음도 너그러워졌다. 봉투를 들고 구멍마다 마구 촤악 촤악 뿌렸다. 우연히 한 구멍에 씨앗 세 알만 떨어졌다. 힘 조절을 잘한 건가 싶었지만, 나머지 구멍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심었다.
심은 뒤엔 비 소식이 없어서 매일 물 조리개로 물을 줬다. 아침 먹고 물 주고, 점심 먹고 물 주고, 저녁 먹기 전에 또 물을 줬다. 생각보다 한낮엔 온도가 높은 편이라 싹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봐 열심히도 물을 줬다.
흙이 마르지 않도록 그렇게 열심히 물을 줬건만,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도 구멍 속 흙은 미동도 없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매년 가을시금치라며 8월쯤 파종했다가 싹은 틔우지 못하고 내 시간만 날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더 듬뿍 물을 주기 시작한 지 6일째, 드디어 쪼꼬미들이 보였다. 그제야 점심 물 주기를 멈출 수 있었다. 녀석들이 게을러서 늦은 거라고 믿고 기다려 볼만도 한데 과거의 실패를 떠올리니 내 인내심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드디어 모습을 보여줄 마음이 있는 녀석들은 모두 깨어난 것 같다. 4~6개쯤 되는 구멍을 제외하고는 모두 싹이 나왔다. 분명 개수를 헤아렸는데, 글을 쓰는 지금은 몇 개였는지 헷갈린다. 역시 너그러웠던 마음만큼 많이 뿌렸다.
이제 고민에 빠진다.
얼갈이배추나 돌산갓은 쪼꼬미일 때 솎았다. 그런데 내 사랑 월동이는 다르다. 한 구멍에서 빽빽하게 자라도 조금 더 키웠다가 솎아 먹을 수 있다. 한 끼 밑반찬은 거뜬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찌할까.
물을 주며 행복한 고민에 빠진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