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었냐?

가을 양배추 결구기 웃거름 주는 시기와 물주기

by농부아내


가을 텃밭에 양배추를 심고 웃거름을 챙겨주면 재배에 유리하다. 모종을 심고 20~30일 경과 무렵 1차 웃거름을 준다. 이후 15~20일 간격으로 추가 웃거름을 준다. 첫 번째 웃거름이 잎을 키우기 위한 영양 보충이라면, 두 번째 웃거름은 결구가 시작되는 시기에 필요한 양분을 보충해주는 의미가 있다.


양배추의 중앙에 잎들이 모이면서 결구가 시작되면 많은 양분을 필요로 한다. 첫 번째 웃거름을 줄 때 생육상태가 좋아 건너뛰었다면, 적어도 결구가 시작되는 시기에는 웃거름을 챙겨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웃거름은 포기 바로 옆이 아니라 포기 사이에 비닐을 조금 찢어 넣어준다. 복합비료를 넣었다면 흙으로 가볍게 덮어준 뒤 물을 충분히 준다.


결구기에는 물 관리도 중요하다. 수분이 부족하면 잎이 제대로 자라지 않고 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며칠 동안 물을 주지 않다가 한꺼번에 많은 물을 주는 것도 좋지 않다. 한꺼번에 많이 주기보다, 흙이 마르기 시작할 때 꾸준히 수분을 유지하는 것. 가을 양배추를 키우면서 웃거름과 함께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2026년 가을 양배추 재배일지
- 8월 25일 모종심기(14포기)
- 9월 13일 1차 웃거름(정식 후 20일째)
- 10월 2일 2차 웃거름(1차 이후 20일째)


올해는 예년과 달리 비닐하우스에 많은 양의 양배추를 심었다. 노지 텃밭에서 키울 때와 달리 웃거름과 물 주기에 마음을 많이 쓰고 있다.


봄에는 조금 일찍 심고 빨리 수확하는 품종을 키워서 벌레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가을 양배추는 그야말로 벌레와의 전쟁이다. 농부님에게 부탁해 작년에 한랭사를 사두고도 귀찮아서 설치하지 않은 걸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좌 : 생장점이 사라진 양배추 / 우 : 정상(10월 2일)


1차 웃거름을 준 지 20일째다. 그동안 2~3일에 한 번씩 물을 주고, 벌레가 잎을 갉아 먹어 몇 번 약을 쳤다. 약을 치면서 '방제'에 관해 생각해본다.


방제 : 농작물을 병충해로부터 예방하거나 구제함.


나에게 방제는 '예방'에 가까웠다. 벌레의 흔적이 보이기 전에 한랭사를 두르거나 약을 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 벌레들은 어딘가에 알을 낳고, 애벌레가 자라 텃밭 작물들을 먹기 시작할 테니까. 그런데 양배추는 방제를 하지 않았다. 벌레 흔적이 보이고 나서야 약을 쳤다. 그랬더니 한 포기는 결국 망했다. 생장점을 아주 싹 갉아먹었다.


맛있었냐?


10월 2일


남은 13포기는 조금씩 결구를 시작하는 듯 했다. 남은 녀석들을 살리기 위해 약도 치고 두 번째 웃거름도 주었다. 이번에는 복합비료를 사용했다. 포기와 포기 사이에 한 스푼씩 넣고 흙으로 덮은 뒤 물을 흘렸다. 비닐하우스이기 때문에 이슬 따윈 없어서 내가 물을 주지 않으면 녀석들은 말라버리고 만다.


10월 8일


두 번째 웃거름까지 주고, 물도 충분히 줘서 그런지 결구가 되는 모습이 눈에 확연히 보인다. 혹시나 속에 벌레가 들어갔을까 싶어 살포시 잎을 벌려서 들여다보기도 했다.


호스를 하우스까지 끌고 오기 번거로워 물조리개로 물을 주고 있다. 그래서 뿌리에 바로 물이 들어갈 수 있게 하고 있다. 물조리개에서 물이 조르륵 흐르는 걸 보다가 가끔 깜짝 놀랜다. 물이 차오르면서 그 위로 초록색 애벌레가 둥둥 떠오른다. 살고자 버둥거리지만 내 눈에 띈 이상 녀석의 생은 여기까지다.


통통하네.

많이 먹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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