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청경채 솎는 시기와 방법
청경채 씨앗을 파종하고 2~3주쯤 되면 본잎이 2~4장 정도 된다. 이때 솎음을 해 준다. 줄뿌림으로 파종했다면 자라는 정도에 따라 두세 번 나누어 솎아주거나 한 번에 작업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포기 사이가 15~20cm 정도가 되도록 솎아준다. 점뿌림의 경우에는 한 구멍에서 자란 여러 포기 중 가장 튼튼한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뽑아준다. 줄줄뿌림이든 점뿌림이든 솎음 후에는 주변 흙으로 북돋아 주고, 뿌리 주변을 살짝, 아주 살짝 눌러준다.
2026년 가을 청경채 재배일지
- 9월 4일 파종
- 9월 20일 솎음
5일 만에 싹이 고개를 내밀었다.
게으름을 부리는 녀석들도 깨우고 싶어 계속 물을 줬지만, 끝까지 깨어나지 않는 녀석들도 있었다. 하우스에 심은 덕분에 물 수발은 부지런히 했건만, 그 구멍 속에 쏟아부었던 씨앗들과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었다.
사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청경채 씨앗을 모두 털어 텃밭에 심었다. 싹이 나오지 않을까 봐 불안한 마음에 많이 심었던 건데, 이리 싹이 잘 나와서 솎음까지 서둘러 해야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고개내민 싹들에 감사하며 장갑을 끼고 텃밭 하우스로 출동했다.
싹이 고개를 내밀 때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자람새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자람새가 제각각이면 솎음이든 웃거름이든 한 번에 끝나지 않아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솎을 때가 되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비슷하게 자란 녀석들만 있으면 어느 녀석을 살려둬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람새가 달라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들이 있는 편이 작업하기에는 더 수월하다.
솎음을 끝내고 위에서 바라보니 초록점들이 콕콕 박혀 있다.
'이리 작아서 언제 크나,
언제 잡아서 맛있게 먹나'
한숨이 나왔다. 매일 아침이나 저녁이면 물을 주러 갔고, 잎에 벌레가 남긴 구멍이 보이면 약도 쳤다.
일주일이 지나자 한 자리에서 혼자 독식하며 자라서 그런지 빠르게 잎이 커졌다. 다시 한번 위에서 바라보니 초록의 범위가 넓어졌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상한 녀석들이 보였다. 잎이 쪼끌쪼글해져 있었다. 약을 쳤는데도 벌레가 습격한 것일까. 한 번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27일 저녁, 약을 한번 더 쳤다.
다음날 밤호박 줄기 작업을 끝내고 다시 둘러 보았다. 역시 벌레였다. 꼬물꼬물한 녀석의 흔적도 보이고, 아직 식사 중인 녀석도 있었다. 보이는 대로 잡아냈다. 상태가 좋지 않은 몇 포기는 포기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벌레들의 공격을 받은 청경채를 보고 있으면 이마에 주름이 깊어진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면 다른 녀석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예쁘게 자라고 있다. 쪼글쪼글해진 새순을 보고 놀랐던 마음을, 구멍 하나 없이 반듯하게 뻗은 청경채를 보며 다시 진정시켰다. 대체로 생각보다 잘 자라고 있기는 한데, 몇 포기가 속을 썩이고 있어 이대로 수확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솎기 전에 씨앗을 너무 많이 심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오히려 잘한 일이 되었다. 수확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그때까지만 잘 버텨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