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텃밭 김장갓 돌산갓 파종시기와 방법
김장할 때 사용하는 갓에는 청갓과 적갓처럼 김장김치의 부재료로 넣는 갓이 있고, 갓김치를 담글 때 많이 사용하는 돌산갓이 있다. 돌산갓은 일반적인 갓에 비해 줄기가 굵고 잎이 크며, 특유의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김장갓의 파종시기는 김장할 날짜를 정한 뒤 50일 정도 역산해서 씨를 뿌린다. 김장배추를 심고 15~20일 뒤에 심으면 얼추 비슷한 시기에 수확이 가능하다.
갓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고, 선선한 날씨에서 특유의 알싸한 맛이 더 잘 살아난다. 따라서 가을 텃밭의 돌산갓 파종시기는 더위가 한풀 꺾일 때 파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갓김치를 담을 예정이라면 이르게 심는 것보다 조금 늦게 심는 편이 낫다. 대체로 9월 중순쯤 파종한다.
파종할 때는 30cm의 줄간격으로 얕게 골을 파고 줄뿌림이나 점뿌림을 한다. 줄뿌림의 경우 1~2cm 간격으로 심고 자람새에 따라 최종 15~20cm 간격이 되도록 솎아준다. 점뿌림의 경우 15~20cm 간격으로 한 구멍당 3~4개의 씨앗을 심고 추후 튼실한 한 포기만 남긴다. 갓 씨앗은 작기 때문에 너무 깊게 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얕게 심어야 싹이 올라오기 수월하다.
2026년 가을 돌산갓 재배일지
- 9월 13일 파종
작년에는 8월 중순에 돌산갓을 심어 김치를 담았으나 알싸한 맛이 덜해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올해는 작년보다 늦은 시기에 파종하고 알싸함을 기다리고 있다.
김장배추를 심고 나서는 하늘만 바라봤다. 맑고 쾌청한 가을하늘은 사람들에게는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였지만, 작물이 자라기엔 비 소식이 없었다.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었다. 김장배추 양념에 넣을 건 아니지만 갓김치를 담그려면 이제는 씨앗을 뿌려야 했다. 몇 년 동안 갓김치를 담가봤지만, 요녀석들은 빨리 맛이 들지 않았다. 조금 기다려 푹 익혀야 비로소 제맛이 났다.
입 안에 퍼지는 알싸함을 떠올리며 씨앗을 심었다. 밭을 만들고 난 뒤 한 차례 내린 비가 흙을 굳혀 놓았다. 모종삽으로 흙을 잘게 다진 뒤 씨앗을 심었다.
내가 가진 돌산갓 씨앗은 분홍색 코팅이 되어 있다. 볼 때마다 그 반전에 늘 놀랍다. 여리여리한 작은 보석 같은 분홍 알갱이가 자라서 초록색의 길고 큼지막한 돌산갓이 된다는 상상을 해보라. 상추는 더 작고 납작한 씨앗이지만 투박한 색상이라 씨앗 자체에서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돌산갓 씨앗의 코팅색이 주는 느낌은 달랐다. 고정관념일 수도 있지만 분홍색이 주는 느낌은 사랑스럽고 귀여움뿐이었으니까.
물 수발이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었다. 날씨가 맑고 쾌청해서였을까. 녀석들도 생각보다 일찍 깨어났다. 아침에 물을 주러 가보니 파종한 지 3일 만에 한 구멍에서 싹이 보였다. 나비 날개처럼 생긴 떡잎이 떡 하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기특한 녀석들.
팥 심은데 팥이 난다고 했던가. 지금은 모든 구멍에서 돌산갓 새싹들이 오밀조밀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작은 초록 꽃다발처럼 옹기종기 모여 햇빛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씨앗을 많이 심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