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수발이 빛을 발하는 순간

가을 양배추 웃거름 주는 시기(1차)와 방법

by농부아내


가을 양배추로 조생종인 청양배추 대박나를 심었다. 조생종이라도 양배추는 다른 작물에 비해 밭에 머무는 기간이 긴 편이라, 생육 상태를 보면서 웃거름을 챙겨줘야 한다.


양배추 웃거름은 보통 정식 후 20~30일경부터 생육 상태에 따라 나누어 준다. 이후에는 15~20일 정도 간격을 두고 추가로 시비할 수 있다. 비료는 뿌리 바로 옆에 닿지 않도록 포기 사이 또는 포기 바깥쪽에 주고, 흙과 가볍게 섞어주거나 물을 주어 비료가 녹아들도록 한다.


2026년 가을 양배추 재배일지
- 8월 25일 모종심기(14개)
- 9월 13일 1차 웃거름(정식 20일째)






올해 가을 양배추는 욕심을 내서 많이 심었다. 양배추를 심을 무렵, 폭염이 심해서 걱정을 가득 안고 심었다. 다행히 나의 물 수발 덕분인지 쓰러지는 녀석 하나 없이 모두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다. 요즘은 그 모습만 봐도 뿌듯하다.


좌 : 9월 8일 / 우 : 9월 13일


매일 아침저녁 파란색 큰 물조리개에 물을 가득 채워 텃밭 하우스로 갔다. 작은 물조리개에 옮겨 담고, 뿌리 쪽 흙이 촉촉해질 때까지 천천히 물을 흘렸다. 비닐을 찢어 구멍을 크게 만들었더니 햇빛에 물이 마르는 속도가 빨랐다. 그래서 한번에 주는 물의 양도 많았다.


물조리개를 들고 나르면서 허리를 굽혀 물을 주려니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하지만 며칠 지나 푸릇푸릇한 잎들이 커지는 걸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실망시키지 않고 잘 자라주는 녀석들이 기특하다.


9월 13일


창고에 있던 포대 속 요소가 돌처럼 굳었다. 그래서 봄 작물의 웃거름은 액비를 줬다. 광고처럼 튼튼하게 쑥쑥 자라기를 기대했지만, 솔직히 큰 효과는 느끼지 못했다. 가을에는 텃밭에만 사용할 생각으로 작은 페트병에 담긴 요소와 복합비료를 구입했다.


지금은 잎을 키우는 게 먼저인 것 같아 요소를 꺼냈다. 가장자리 잎 아래쪽의 비닐을 모종삽으로 살짝 찢어 요소를 조금 넣었다. 그리고 물 듬뿍. 노지텃밭에서 양배추를 키울 때는 웃거름을 넣고 흙과 섞기만 했다. 하우스에서 양배추를 키우는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물을 듬뿍 주어 요소가 녹아들도록 했다.


9월 17일


웃거름을 준 뒤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줬다. 간격을 넓게 심어서 그런지 웃거름을 줬는데도 초록 양배추 사이가 좁혀지는 것 같지 않았다.


‘괜히 요소를 줬나. 복합비료를 줄 걸 그랬나’

살짝 후회도 됐다.


그런데 물을 주려니 잎이 커져서 그늘진 뿌리쪽의 흙이 촉촉했다. 이러면 며칠 더 있다가 줘도 되겠다 싶었다. 자세히 보니 웃거름을 주려고 찢었던 자리를 지나 잎이 커져 있었다.


'오~ 웃거름이 효과가 있었네'


이제 동그란 양배추를 만들기 위해 잎을 오므리기 전까지 물은 3~4일에 한 번 정도 줄 생각이다. 물 수발도 조금 끝나나 싶지만, 하우스에 심어놓은 이상 수확할 때까지 파란 물조리개를 놓을 수는 없다. 그래도 순항 중인 양배추를 보고 있으면 그동안의 물 수발이 헛된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허리 통증도 잠시 잊게 만드는 양배추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김장무, 누구를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