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무 파종시기
김장무는 모종이 아닌 씨앗을 심는다. 파종 시기는 8월 말~9월 초순이다. 작년에 8월 중순에 파종했다가 폭염으로 발아에 실패한 뒤 8월 말에 재파종했다. 올해도 역시나 8월 중순 한낮 기온이 높아 작년보다는 늦게 파종했다.
김장무는 줄뿌림, 점뿌림으로 파종할 수 있다. 줄뿌림은 씨앗 두께의 2~3배 깊이로 골을 판 뒤, 3~5cm 간격으로 씨앗을 심는다. 흙으로 덮은 뒤 물을 주고 자람새에 따라 최종 25~30cm 간격이 될 때까지 솎아준다. 점뿌림의 경우 25~30cm 간격의 구멍당 2~3개의 씨앗을 심고 자람새에 따라 한 구멍당 1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준다.
김장무 씨앗이 펠렛 코팅된 경우 2~3일간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계속 주어야 한다. 그래서 물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려면 비 오기 전날 파종하거나, 비가 오는 시기에 맞춰 파종하는 것이 발아에 유리하다.
2026년 김장무 재배일지
- 8월 28일 파종
사실 김장무보다 무청으로 만든 시래기를 좋아해서 매년 김장무를 파종한다. 작년에는 싹을 틔우지 못한 데다, 적게 심어서 시래기를 오랜 기간 즐기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껏 파종했다.
올해도 역시 '달고나'다. 무의 상태나 맛은 잘 모르겠고, 내가 가진 씨앗이 이것이라 파종할 뿐이다. 파란색 펠렛 코팅이 된 씨앗이다. 이런 코팅 씨앗은 싹이 날 때까지 물을 계속 줘야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보관하기가 수월해서 좋다.
8월 27일, 비가 온다는 예보만 믿고 아침부터 가을 텃밭 만들기를 했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파종까지 하려 했지만, 폭염 속에 씨앗이 자리 잡을 리 만무했다. 작년의 쓰라린 기억이 떠올라 김장무 파종은 다음으로 미뤘다.
그런데 다행히 8월 28일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폭우가 아닌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 같았다. 가뭄이 해갈되기에는 부슬비가 아쉬웠지만, 나의 김장무를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아이들을 깨워 아침을 차려준 뒤 씨앗을 들고, 우산모자를 쓰고 나갔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우산모자가 제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김장무를 심은 지 사흘째 되던 날, 눈을 떴다. 펠렛 코팅을 반으로 가르며 빼꼼 고개 내민 싹이 귀엽다. 속 쓰렸던 작년에 비하면 비 덕분에 싹도 빨리 나왔다.
농부님이 우산모자를 꺼냈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쓰고 일하다가 바람에 벗겨지자 ‘이건 못 쓰겠다’며 다시 농부님에게 돌려줬다. 약간의 비웃음과 함께. 비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었지만, 우산을 쓰고 파종하자니 번거로울 것 같아 농부님께 다시 우산모자를 달라고 했다. 우산모자 덕분에 양손이 자유로워졌고, 비가 와도 김장무 파종을 마칠 수 있었다.
잘했다.
비가 와도 파종하길 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멍마다 초록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인다. 올해는 무청 시래기를 냉동실 가득 쟁여 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