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양배추 모종 심는 시기, 폭염 속 양배추 심는 법
가을 양배추 모종 심는 시기는 8월 하순 ~ 9월 초순이다. 바로 지금이다. 그런데 내가 사는 지역은 여전히 한낮 기온이 30℃를 넘는다. 가을 양배추를 심기에는 아직 더운 날씨다. 그래도 더위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고 조금 더 세심하게 관리해 준다면 지금 심어 제때 맛있는 가을 양배추를 맛볼 수 있다.
양배추는 품종에 따라 겉잎의 크기가 다르게 자란다. 봄에 심었던 극조생 꼬꼬마의 경우 겉잎이 크게 자라지 않아 비교적 좁은 간격으로 심었다. 반면 조생종인 대박나의 경우 겉잎이 생각보다 크게 자라기 때문에 45~50cm 정도로 넉넉하게 띄워 심는다.
폭염 속 가을 양배추 모종 살리는 법
멀칭 비닐을 깔고 양배추를 심을 때 폭염이 이어진다면 비닐 아래의 열기가 모종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 어린 모종이 스트레스를 받아 잎이 하얗게 변하거나 말라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첫 번째로 신경 쓴 건 비닐 구멍을 크게 만드는 것이다. 모종이 들어갈 만큼만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라 잎보다 훨씬 넓게 만들어 비닐 아래 열기가 빠져나갈 공간을 확보했다. 물을 줄 때도 모종 바로 위에서 물을 콸콸 붓기보다는 물조리개로 모종 주변에 원을 그리듯 물을 가둬두는 방식으로 물을 줬다.
두 번째는 흙을 넓게 덮어주는 것. 더운 날씨에는 모종의 잎이 축 늘어지면서 뜨거운 멀칭 비닐에 닿을 수 있다. 그대로 두면 잎이 타버릴 수도 있다.그래서 모종을 심고 흙을 덮을 때 비닐 구멍 주변까지 조금 넓게 덮는 것이다. 축 처진 잎이 흙에 닿으면 뜨거운 비닐에 직접 닿는 것보다는 낫다. 물은 흙에 바로 붓지 않고 뿌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비닐 구멍을 하나 더 내어 조금씩 흘려 충분히 준다. 멀칭 위의 흙에 물을 바로 부으면 나중에는 흙이 굳으면서 물이 한쪽으로 흘러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애써 준 물이 정작 뿌리까지 제대로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첫번째 방법을 선호한다.
2026년 가을 양배추 재배일지
- 8월 25일 14개 모종심기
선선한 가을은 언제 올까. 가을이 오기에는 한낮 기온이 높지만, 가을에 키운 양배추가 더 제 맛이라 늦지않게 양배추를 심었다. 올해도 가을 양배추 품종은 "청양배추 대박나"다. 조생종이라 성질 급한 내게 이르게 결구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더위에 강한 품종이라 여름이 길어지는 요즘 날씨에 잘 맞는 품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양배추는 하우스에 심기로 했다. 감자가 심어져 있던 곳의 흙을 삽으로 뒤집고, 무타공 멀칭으로 덮었다. 타공기로 구멍부터 뚫었다. 양배추를 키울 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매년 심던 간격보다 조금 더 넓게, 60cm 간격으로 14개의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흙을 덜어낸 뒤 물을 듬뿍 주었다. 물을 먼저 주면 흙이 굳어 뿌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글을 본 적도 있다. 그래도 매년 이런 식으로 심어왔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신박한 타공기로 구멍을 예쁘게 뚫었으나 나는 더 큰 구멍이 필요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긴 해도 한낮에는 여전히 햇살이 살을 태우는 듯 뜨거웠다. 더군다나 하우스에 심었으니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했다. 일렬로 아름답게 뚫어진 구멍의 비닐을 손으로 살살 찢어 넓혔다. 찢어진 비닐이 예쁘지 않다. 하지만 양배추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
물주기도 조심스러웠다. 원을 그리듯 물을 주고, 첫 물주기에는 액비도 조금 섞었다. 잘 견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비 예보가 있어서 심었지만, 일기예보를 믿은 내가 바보가 됐다. 강렬한 햇빛에 흙은 금방 말라 버렸다.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을 주었다. 모종을 심고 이틀 뒤에는 벌레들이 파 먹은 듯한 흔적이 한 두군데 보였다. 결국 약도 쳤다.
이 녀석들이 나의 이런 정성을 알까.
버텨주길 바라는 나의 마음을 아는 듯 새 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뒤쪽에 심어진 세 녀석은 잎이 하얗게 변해서 포기하려던 찰나, 녀석들도 새 잎을 뽐내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지난 주말에는 비도 가끔 내려 날씨가 잠깐씩 흐렸다. 비가 와도 하우스 창을 닫지 않았다. 비가 그치기만하면 내린 비를 모두 말려버리는 듯 햇님이 열일을 했기 때문이다. 집 바로 옆에 텃밭 하우스가 있지만 달려나가는 건 세상 귀찮은 일이다.
이제 곧 9월이다. 벌레 창궐의 계절이다.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건강한 잎을 내며 잘 자라주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벌레와의 전쟁에서 이긴다면 가능하겠지? 어찌 되었든 출정 준비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