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를 왜 껍질 벗겨 먹지?

무화과 먹는 법, 세척법

by농부아내


집 뒷편에 무화과 나무가 있었다.

비닐하우스가 지어지기 전, 김장배추 만 포기를 심었다. 마을 어머님들이 일손을 도와주러 오셨다가 간식으로 무화과를 하나씩 따 드셨다. 잘 익었다고 어서 따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내 손에도 무화과를 쥐어 주셨다. 그때의 무화과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달았던 것 같다. 말벌이 꼬여서 비닐하우스를 지으며 결국 그 나무를 베었다. 지금은 무진장 후회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입맛이 변한다고 하지만, 내가 이렇게 무화과를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세일을 해야 한 번씩 사 먹을 만큼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 자주 즐기지는 못한다. 다행히 올해는 전남의 무화과가 폭염 속에서도 풍작이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한다. 흙을 일구는 사람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 명의 소비자로서는 반갑다. 가격이 내려간 데다 할인까지 겹치니 부담 없이 무화과를 즐길 수 있으니까.



마을 어머님들이 한 손으로 따서 옷에 슥슥~ 문질러 드시면서 내게도 건네주었던 무화과. 그때는 껍질째 먹어도 되는건가 고민해 볼 겨를도 없었다. 과연 무화과는 껍질째 먹는 과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화과는 껍질째 먹어도 된다. 다만 먹기 전에는 먼저 상태를 살펴보는 게 좋다. 껍질에 상한 부분은 없는지, 지나치게 물러지지는 않았는지, 이상한 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눈과 코로 확인한다. 조금 더 확실하게 보고 싶다면 반으로 잘라 과육의 상태까지 확인하면 된다.


눈과 코로 확인이 끝났는가?

그럼 이제 씻을 차례다.



무화과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상처가 나기 쉽다. 게다가 아래쪽(배꼽)이 벌어진 무화과는 물이 안쪽으로 들어가기 쉽기 때문에 세척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먹기 직전에 먹을 만큼만 씻어서 먹는다. 꼭지가 위로 향하도록 잡고 흐르는 물에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서 씻는다. 오래 물에 담가두거나 씻은 채로 두지 않는다. 무화과는 금방 물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옷장 속 고급진 가방을 다루듯 살살 씻었는가?

그럼 이제 꼭지를 떼어내고 먹으면 된다.



무화과가 제철이라 그런지 요즘 내 알고리즘에도 자꾸 무화과가 걸린다. 침을 꼴깍 삼키며 무화과 영상을 보던 어느 날, 이상한 장면을 발견했다.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요상했다. 껍질을 왜 벗기지?


궁금했다. 마침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할인을 시작해 한 박스 사왔다. 나도 껍질을 벗겨서 먹어봤다. 은은한 단맛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무엇보다 부드러웠다. 껍질이 없으니 입안이 훨씬 편안했다. 부드러워서 자꾸만 손이 갔다.



직접 두 가지 방법으로 먹어보니 차이점은 딱 하나였다.

껍질의 식감이 있느냐, 없느냐.


껍질째 먹으면 살짝 까끌한 식감과 특유의 풍미가 느껴진다. 부드러운 과육 사이로 씨앗이 톡톡 터지는 재미도 있다. 나는 그게 더 좋다.


껍질을 벗겨 먹으면 훨씬 부드럽고 매끈하다. 그래서 껍질의 식감이 싫다면 벗겨 먹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이다.


며칠씩 보관해 두고 먹어본 적이 없어서 보관법은 모르겠다. 이 맛있는 걸 금방 다 먹을텐데 냉장고에 보관할 게 어디 있나. 혼자서 1kg 한 박스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참을 뿐이다. 내일도 무화과를 즐기고 싶으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무화과를 어떻게 즐기고 있나?

궁금하진 않지만, 댓글로 남겨주면 고맙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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