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믿지 않은 게 아니라, 확인해 보고 싶었다

밤호박 찌는 법, 포슬포슬 vs 촉촉, 원하는 식감대로

by농부아내


SNS에서 '밤호박은 엎어서 쪄야 더 포슬포슬하다'는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보는 순간 '그동안 내가 잘못 찌고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궁금해서 못난이 밤호박으로 테스트를 했다.


밤호박은 후숙 정도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 후숙기간이 짧은 밤호박은 포슬포슬한 식감이 강하고, 후숙이 충분히 진행되면 수분감이 늘어나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으로 변한다. 따라서 조리법을 비교하려면 같은 후숙 상태의 밤호박으로 테스트하는 것이 좋다.


밤호박 포슬포슬하게 찌는 법

- 찜기에 물을 넣고 끓인다.

- 물이 끓는 동안 흐르는 물에 밤호박을 깨끗이 세척

- 반으로 잘라 꼭지와 밑둥을 자른다.

- 속을 파내고 1/4등분하거나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물이 끓으면 밤호박을 '엎어서' 찜기에 놓는다.

- 8~10분간 찐 뒤 뚜껑을 열어 식혀서 꺼낸다.

(상태에 따라 찌는 시간은 조정)




밤호박을 엎어서 찌면 증기가 고이는 것을 막아 포슬포슬하고 당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당도는 측정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내가 궁금한 것은 엎어서 찌면 정말 포슬한 식감이 살아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못난이 밤호박 두 개를 준비해 하나는 엎어서, 하나는 바로 놓고 쪄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동일한 조건이어야 할 것 같아 사진 속 좌측 호박만 이용했다. 이 밤호박은 수확한 지 한 달 경과한 것으로 당도는 높으리라 예상되었다.


찌기 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상처가 많은 부위는 잘라냈다. 그리고 반으로 잘라 꼭지와 밑둥을 손질하고, 속을 파냈다. 후숙이 제대로 되었는지 속이 샛노랗다. 아는 맛이라 그런지 노란 속살을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한 번에 먹기 좋게 작은 조각을 냈다. 하지만 쉽게 엎을 수 있게 1/2등분으로 자르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4조각은 껍질이 아래를 향하도록 바로 놓고, 나머지는 엎었다. 조각이 작다보니 제대로 엎어지지도 않아서 살짝 겹쳐서 올렸다.



덥고 습한 날씨에 찜기에서 나오는 열기가 곁에 있는 내 실험의지를 갉아 먹는 듯 했다. 밤호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김이 서렸다.


'다 익었겠지?'

뚜껑을 여는 순간 예상과 달라 당황스러웠다. 엎어서 찐 호박이 더 포슬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바로 놓고 찐 호박이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무엇보다 수확한 지 한 달이 지나다보니 파근거림은 거의 없다.



좌측 사진이 바로 놓고 찐 것이고, 우측 사진이 엎어서 찐 것이다. 하얀 당분이 더 눈에 띄는 걸 보면 당도가 덜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눈으로 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봤지만, 식감차이도 느낄 수 없었다. 후숙이 잘 된 상태라 두 가지 모두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에 달콤했다. 호불호가 없는 식감에 딱 먹기 좋게 맛있었다.


2주 후숙, 전자렌지에 조리


밤호박은 찜기에 찌거나 전자렌지에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포슬포슬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전자렌지 조리를 추천한다. 밤호박 사이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세척, 손질 후 비닐에 넣거나 찜기용 그릇에 담아 5~7분이면 가능하다. 조금더 촉촉하게 먹고 싶다면 물을 조금 넣어서 같이 돌리면 된다.


촉촉한 식감으로 먹고 싶다면 찜기를 이용한다. 엎어찌든, 바로 찌든 촉촉한 식감은 맛볼 수 있다. 촉촉한 식감에 달콤함을 원한다면 후숙이 충분히 된 밤호박을 쪄서 먹으면 된다.




이번 테스트로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후숙이 잘 된 밤호박은 어느 쪽으로 쪄도 충분히 달콤하고 촉촉했다. 다만 '엎어서 찌면 정말 더 포슬포슬해질까?'라는 궁금증은 아직 남았다. 이번 실험은 그 답을 얻기엔 조건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가을에 수확한 지 2주 정도 된 밤호박으로 다시 한번 테스트해 볼 생각이다. 그때는 조금 더 명확한 답을 가져올 수 있겠지.


이번 테스트의 결론은 하나.

밤호박은 어떻게 쪄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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