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욕심만큼 키우지 못했다

방울토마토 수확시기

by농부아내


방울토마토를 심고, 곁순을 제거하며 7~8화방까지 키웠다면 이제 적심을 할 차례이다. 줄기는 그만 키우고 열매가 익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방울토마토가 품종 고유의 색이 되려면 꽃이 피고 35~50일 정도 걸린다. 주말농장이나 텃밭에 자주 방문하기 힘들다면 방울토마토의 색이 80%정도 되었을 때 수확해 후숙해서 먹으면 된다.


2026년 방울토마토 재배일지
- 4월 16일 대추방토 3포기 아주심기
- 6월 18일 적심
- 6월 23일 첫 수확(69일째)






일찍 심어서 모종들을 한 차례 별나라로 보내버린 뒤, 다시 제 때 심어 방울토마토가 자리를 잡았다. 곁순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왔다. 아침에 따고 돌아서면 어느새 또 자라 있었다. 줄기가 자라 옆이나 앞으로 기울어지기 전에 바로바로 묶어 주어야 똑바로 자랄 수 있었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자주 묶어줘야했다. 방울토마토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작물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키워 보니 하루도 눈을 떼기 어려웠다.


좌 : 5월 25일 / 우 : 6월 1일


그런 방토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바닥에 열매가 닿지 않게 하려고 첫 꽃은 제거하고 난 뒤에 핀 꽃이었다. 단지 앙증맞은 꽃이 피었을 뿐인데 어딘가에서 본 주렁주렁 매달린 방울토마토를 떠올렸다. 생각보다 많은 꽃이 피었고 은근 기대하게 되었다.


줄기는 쭉쭉 자라고 첫번째 화방에 매달린 방울토마토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위쪽으로도 계속 꽃줄기가 매달렸다. 또 꽃이 피었고 이대로라면 방울토마토 좋아하는 딸들이 만족스럽게 먹을 만큼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자라는 줄기는 계속 지지대에 고정을 하고, 곁순도 제거를 했다. 그 일을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화방도 여섯 번째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노랑 방울토마토의 잎이 말리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변화 무쌍한 날씨에 텃밭 작물이 이리 순조로울리가 없었다. 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아무래도 고온이 지속되던 시기에 하우스 일이 바빠 물 주기를 게을리해서 그런 것 같았다. 조금 한가로워져 물을 주기 시작했고, 다행히 비가 몇 차례 내렸다. 열매가 튼실하게 매달렸는데 익을 지 알 수 없었다.


그즈음 고민이 생겼다. 사이즈가 커지기 시작한 열매가 색이 변하지를 않는다. 며칠 더 기다리면 색을 보여줄까 싶어 기다렸지만 흐린 날씨의 연속 탓인지 초록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햇빛도 부족했지만, 더 키우면 더 많이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욕심이었다. 7화방, 8화방까지 욕심을 내는 대신 이미 달린 방울토마토를 믿어 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잎이 말리기 시작하고 상태가 좋지 않아 더 줄기를 키우는 게 의미가 없어보였다.



줄기를 자르고 며칠이 지났다. 초록뿐이던 방울토마토가 색을 입기 시작했다.


'설마...'

적심을 해서일까. 아니면 원래 익을 시간이었던 걸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제 색을 드러낼 수록 내 마음도 알록달록해졌다. 드디어 몇 개를 수확했다. 비 예보도 있어서 터질까 싶어 80%정도 색이 변했을 때 수확했다. 바구니에 담아 아침을 먹고 있는 아이들에게 건넸다.



"지금 먹으면 안돼~ 맛 없어~"

전체적으로 색이 변할 때까지 기다렸다 먹으면 달콤하게 먹을 수 있었다. 며칠 뒤 아침 샐러드 옆에 얹어서 식탁에 올랐다. 그럴싸하게 방울토마토 맛이 난다. 한번 색이 들기 시작한 방울토마토는 빠른 속도로 익어갔다. 하나둘 수확을 시작했지만, 잎이 말린 노랑이는 다른 녀석들보다 일주일 늦게 색이 들기 시작했다.


매년 키우지만 몇 번 수확하고 나면 먹을 게 없는게 방울토마토인 것 같다. 텃밭 사이즈가 줄어도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이 심어야겠다. 마트에서 사온 방토 500g 한 팩을 혼자 비워 버리는 1번을 보고 있으면, 엄마 욕심도 해마다 조금씩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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