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안 될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패를 겪게 된다. 나도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성공보다 실패한 경우가 훨씬 더 많았던 것 같다. 가능성 있어 보이는 아이템들을 여러 개 쏘아 올려서 성공하는 건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실패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더 치열하게 이것저것 많이 도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실패하는 것에 겁먹지 않고 단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1. 업무를 어디까지 감싸 안아야 할까 — 일과 나 사이의 거리두기
나도 14년 동안 크고 작은 실패를 수도 없이 겪었는데, 그중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은, ‘일의 실패를 나 자신의 실패’로 착각했을 때였다. 기획이 틀어지고, 수치가 안 나오고, 상사가 실망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내가 부족했나’라는 자괴감이 들기 일쑤였다. (이건 경직된 직일수록 심하다, 개인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에) 하지만 어느 순간 회사 일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나의 의지’보다는 ‘조직의 방향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한 명의 실무자로서 일을 추진할 뿐,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는 없다.
나는 반대했지만 리더십의 결정으로 밀어붙인 프로젝트가 있었다. 나름대로 배정받은 예산 규모도 상당했고, 기대도 컸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건 결과 자체가 아니라, '이런 아이템은 잘 안될 것 같은데'라는 찝찝함을 느끼면서도 내가 이 일을 멈추지 못했다는 무력감이었다. 내가 우려하는 바를 이야기해도 이미 회사에서 생각한 궤도대로 달리는 프로젝트는 달라질 수 없었다. 더욱이 담당자로 지정된 상황이라면 솔직한 의견을 표출하고 일을 틀기 쉽지 않다. (당이 시키면 우리는 한다! 가 한국 온라인 게임인 정서이므로. 까라면 까야지 어떡하나) 아마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때부터 마음의 ‘경계선’을 세웠다. 업무는 나의 일부일 뿐, 나의 전부가 아니다. 몰입하되, 과몰입하지 않기로.
회사 일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과열되면 쉽게 번아웃되고, 무너졌을 때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 때로는 프로젝트가 잘 안 되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실패자’라 느끼는 사람들을 본다. 하지만 진짜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태도의 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왜 실패했는가’를 냉정하게 복기하고, 다시 설계할 수 있다면 그다음 성공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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