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도망이 아닌 선택이어야 한다
어떨 때 퇴사해야 하는가?
사람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데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대략 열에 아홉은 아래 이유들에 해당되는 것 같다. 하나, 이 일이 적성에 안 맞고 미래가 안 보인다. 앞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 특히, 젊은 온라인 게임인들을 갉아먹는 괴물 같은 감정이다. 둘, 일이 너무 많고 힘들다. 워라밸 최악, 저녁 시간이 없는 케이스. 생활이 무너짐과 동시에 건강도 악화된다. 번아웃으로 직결되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셋, 나를 무지하게 괴롭히는 사람이 이 있다. 얼굴만 봐도 스트레스인 사람, 이 또한 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넷, 월급이 너무 적다. 어쩌면 이직의 가장 강한 동인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인은 회사와 계약으로 얽힌 관계, 나는 돈을 받고 회사는 나의 노동을 얻는다. 이 거래가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모티베이션이 가라앉는 것도 당연한 것. 기타, 일이 무난하지만 너무 재미가 없다거나, 거주지와 온라인 게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출퇴근이 고된 경우들도 있을 수 있겠다. 공무원 준비나 의사/약사 자격시험이나 창업처럼 아예 다른 방향으로의 인생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현 온라인 게임을 퇴사하고 새 온라인 게임으로의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
본인의 일이 너무 재미있고 내가 매일 성장하는 게 느껴지며, 협조적인 동료 및 존경스러운 상사 밑에서, 평일 저녁시간을 자유롭게 오롯이 나만의 것으로 삼아 생활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인이 얼마나 될까. 만약 온라인 게임인의 전형적인 삶이 이렇다면 모두가 온라인 게임인이 되고 싶어 할 텐데. 그러나 우리는 안다. 이런 사람들은 엄마 아빠가 그 회사 오너 거나, 전생에 나라를 구해 아~주 운이 좋게 희박한 확률로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라는 걸.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인들은 언제 로또 한 번 안되나, 취미로 회사를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들을 해본 적 있을 테니까.
나의 경우에는 더 이상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매력을 못 느낀 점이 컸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조직 구성 상 그걸 못하게 되어서 좌절감이 느껴지고, 도통 직무전환은 될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꼭 필요한 일들만 소극적으로 하게 되고, 성과는 크게 안 나고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되는 악순환의 반복. 속으로는 열심히 달려보고픈 열정이 있는데 현실은 그냥 편한 게 편한 거지 하고 퍼져버리는 현실에 당도한 순간, ‘이렇게 시간을 뭉개기에 내가 너무 아깝다!’를 외치며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줄 다른 일에 휙 뛰어들어버렸던 것 같다. 나는 회사를 50살까지는 다니고 싶은데, 이래선 그냥 재미없는 회사 생활을 이어나가게 될 뿐이라는 위기감.
퇴사는 온라인 게임인 인생에 있어 아주 큰 이벤트다. 퇴사한다고 해서 무조건 현 상황에서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현 온라인 게임의 상사가 싫어서 이직했다가 더 강력한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성과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옮겼는데 내가 옮긴 뒤부터 사업세가 고꾸라져 성과급이 0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이게 너무 싫다' 하고 도망치듯 이직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현 온라인 게임과 옮길 온라인 게임을 나란히 두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직하게 되면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시스템과 분위기, 사람에 적응해야 하는데 이것도 꽤나 큰 에너지가 소진되는 부분이므로 이직할 때 내게 오는 메리트가 확실히 큰 것이 아니고서야 이직 생각은 쉽사리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직 시 고려해야 할 것은 월급, 성과급, 복지(건강검진, 법인콘도, 사내식당, 학자금, 대출, 임직원 할인 등), 평균 근속연수, 평균 나이, 사내 경력직/공채 비율. 주거지와의 거리, 통근 방법(버스, 지하철 동선) 등이 있겠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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