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54화
사라지는 방식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할 때 꼭 말해두고 싶다.
모태솔로가
모두 나처럼 사는 건 아니다.
시즌1을 쓸 때는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시즌2를 쓰면서
간단하게 적어놓은 분량을
잘 쓰지 못하고 있다.
이때쯤엔 이런 이야기,
저때쯤엔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해, 하면서
매주 1건의 에세이를 쓰면서
느끼는 고통이랄까,
내키지 않고 있다.
한주 에세이를 끝내면
그 한주는 고통이었다.
그 기억이 일주일을 괴롭혔다.
그리고
또 다음주가 되어온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자신이 있었지만,
기억을 마주한다는 건
그때의 고통도
고스란히 마주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고통을 마주할수록
감정이 무뎌진다고 했다.
그대로 바라보며
뾰족한 고통이 마모가 되어
둥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음 얘기에 앞서
유튜브 시청도 하고
화장실 청소를 신나게 하고
며칠 묻힌 빨래를 코인빨래방에서
깔끔하게 돌리고 건조하며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라며
커피도 내리고
바카라상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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