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을 많이 읽으면 글을 잘쓰나

그러나?

by박창선

맞아. 예쓰! 명확해. 다만, 관계를 명확히 하자. 바카라을 읽어야만 글을 잘쓰는건 아냐. 미묘한 차이를 잘 기억해요. 읽으면 잘 쓸 확률이 분명히 높아지지만, 그래야만 하는 건 아냐.


다독은 세가지 관점에서 좋다고 생각해.


우선 분명 '눈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다양한 문장과 표현, 어휘들, 잘 구성된 문단의 느낌을 학습하는거지. 부작용도 있어. 이건 몸에 각인되는 거라서, 못쓴 문장을 보면 그 불편함을 견딜 수 없어. 자신의 글에도 엄격해지지. 뭘 봐도 '누구 작가님보다 못하다, 어떤 글보다 못하다'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어. 독서하는 사람의 지혜가 중요하겠지.


두번째는 어휘일거야. 적확하고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건 정말 중요해. 어휘의 양 뿐 아니라, 그게 사용된 문장과 뉘앙스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면 와우... 그건 참으로 멋져. 그러나 도취를 경계해야해. 어렵고 낯선 단어를 쓸 수 있어. 그러나 맥락과 전체 무게감이 중요하잖아. 때론 문장 전체가 '한 단어'를 위해 깔린 무대같아 보일 때가 있단 말이지. 예전 내가 그랬거든. 멋진 단어를 쓰고 싶어서 불필요한 무대(문장)을 억지로 만드는거지. 어휘에 매몰되면, 독자와 맥락이 사라져.


마지막은 호흡일거야. 바카라을 읽는 건 가이드를 따라 여행하는 것과 비슷해. 직접 헤쳐나가진 않지만 본능적으로 호흡과 리듬을 익힐 수 있어. 이 때쯤 끊어야 한다, 이 때쯤 문장을 꺾어야한다.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들이 있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써봐야] 완성되는 것 같아. 필력이란 말이 있지. 왜 '힘'이란 단어가 붙었겠어. 생각을 끄집어내는 건 오히려 쉬워. 문제는 그 생각의 끝을 놓지않고 6,000자 이상을 써내려가는 근성과 문장력이거든. 계속 집중해야 하고, 생각을 정리해나가야 해. 흔들리지 않게 돌아와야 하고, 무엇보다 1,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다음 문장과 어휘를 계속 뽑아낼 수 있어야 하거든. 이건 순수한 피지컬이야.


직접 손을 움직이고 머리를 쥐어짜는 훈련을 해야만 가질 수 있는거지.

그러니 바카라을 읽어, 많이 읽어. 읽을 수록 잘 읽고 잘 받아들이게 돼. 하지만 글을 잘쓰고 싶다면, 글을 써야 해요. 잘 읽는 것과 잘 쓰는 것은 다르거든. 쓰고 싶다면, 써보는 수밖에 :)





작가의 이전글디앤디파트먼트의 언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