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어떤 경지에 오르면 욕을 먹는다

그런데 난 안먹지롱

by박창선

글을 제법 쓴다고 착각했을 때가 있었다. 스크롤을 끝까지 내렸다거나, 끝까지 술술 읽힌다는 식의 부둥부둥 댓글들은 내 엉덩이를 제법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것에 뿌듯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지 정확히는 잠깐만 뿌듯해하고 상쾌환 먹고 깨어났어야 했다. 악착같이 쓰고, 계속 어그로도 끌고 더 공격적으로 뚫고 나갔어야 한다. 왜저뤠 싶을 정도로 또렷한 색을 세상천치에 알렸어야 했다. 황동만처럼 내 이름 석자라도 성미산에 올라 소리질렸어야 했다. 칭찬은 새싹에게 해주는 것이다. 적당히 대단하고 경지에 가까워지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크든, 높든, 영향력이 많든, 정갈하든 괴팍하든 무엇이든 어떤 정도가 넘어서면 욕을 먹는다. 그것이 사돈팔촌 땅사서 배아픈 마음이든, 살목지 물귀신 마인드든, 그냥 길가다 화나서 한강물에 분풀이하는 토악질 마인드든 원인은 다양하고 딱히 중요하지도 않다. 진짜 썩은 인성과 나락갈 과거사 논란, 영장이 청구될 사안이 아니어도 대부분 말같지도 않은 욕과 트집, 억까들이 댓글과 DM에 쏟아질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내 위치가 대중의 호불호를 만들고, 팬과 안티를 만드는 그 존에 다다랐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메시지가 대중에게 들리기 시작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피라미드는 너무 모래가 많다고 욕먹고, 자유의 여신상도 너무 커서 목아프다고 욕을 먹는다. 길에 나온 돌을 발로 차듯 그냥 욕을 한다.

화면 캡처 2026-05-23 175719.jpg

난 그걸 두려워했다. 차이는 돌이 되고 싶지 않아, 풀숲에 얌전히 숨어 있었다. 그래서 욕도 안먹고 응원도 적당히 받고, 좋은 소리만 듣다가 결국 조회수100따리가 되었다. 마음은 편하고 결과는 조촐했다. 작은 키링처럼 만들어서 우리집 냉장고에 붙여놔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작은 결과가 귀엽고 애잔하다. 차라리 발로 차였다면 어디 다른 큰 마당에라도 떨어져 뭐가 되었을까. 아니면, 그냥 물빠지기 좋은 조경석 중 하나가 되고 말았을까. 거참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