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

by김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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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저는 늘 무언가 읽고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도 학교가 끝나고 걸어가는 길에도 불이 다 꺼진 방에서도 저는 읽고 있었어요. 바카라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세계에 정신이 팔려 바카라을 읽으며 걸어가다가 넘어져도 점심시간 내내 도서관에 처박혀 바카라을 읽어도 즐거웠습니다. 나에게 읽는 행위는 어떤 의미일까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다. 왜 나는 읽는 것을 갈망할까. 읽는 것. 읽을 수밖에 없는. 저는 아마 바카라으로 도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90년 대생들은 해리포터와 뗄 수 없는 세대였습니다. 해리포터는 저에게 아주 훌륭한 도피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바카라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죠. 답답한 현실과는 아주 정반대인 환상적인 세상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밤마다 투명망토를 둘러쓰고 랜턴을 손에 든 저는 호그스미드와 호그와트를 헤매며 어설픈 마법사가 되어가고 있었답니다.


가엾은 아이에서 용맹한 마법사가 되어가는 해리가 제게는 롤모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쓸모없는 존재처럼 자랐지만 그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베풀 줄도 알았던 아이. 전 그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해리포터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행복은 존재해. 단지 누군가가 불 켜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야."


해리포터


행복이 뭔지 알고 싶어 방황하던 저에게 해리포터에서 만난 이 문장은 따뜻함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해주지 않는 말, 그런 말들을 바카라은 잘도 제게 해주곤 했습니다. 그 시작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렇게 저는 제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내게 위로를 주는 다정한 문장들을요.


저는 어느새 시간이 지나 그런 문장을 쓰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따뜻함을 주는 글,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이죠. 글은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문장 같다가도 문득 우리를 지지해 줍니다. 저는 스스로를 문장수집가라고 부릅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예쁜 낙엽처럼, 한눈에 반해 집어 든 엽서처럼 다정한 문장을 발견하면 잽싸게 주워 담습니다. 그 문장들이 저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이루는 문장, 뭔가 꽤나 멋있는 말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과도 문장을 함께 수집해 보고 싶습니다. 같이 문장수집가가 되어보실래요?


*해당 글은 '독서관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됐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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